정경화 “다시 관객 앞에 설 수 있다는건 기적”

부상 딛고 5년만에 컴백… 예술의전당서 내달 4일 공연

차재호

| 2010-04-28 18:11:00

“항상 이번 연주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연주한다. 한국의 관객들과 함께 음악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2·사진)가 손가락 부상을 딛고 5년 만에 컴백한다.

5월4일 예술의전당에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4번’, ‘코리올란’ 서곡을 협연한다.

정경화는 2005년 왼손 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연주를 접어야 했다. “손가락 부상은 완쾌가 됐다. 바이올린은 예민한 악기이기 때문에 부담감보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연주를 하고 있다”는 소감이다. “예술인으로서 성장을 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감사한 마음으로 연주할 생각이다.”
브람스는 정경화가 사랑하는 작곡가다.

15세 때부터 연습해왔다. “그 전에도 연주를 할 때마다 매우 감사한 마음으로, 이게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연주했다. 브람스 협주곡을 정말 하고 싶었는데 한국의 관객들과 함께 음악을 나눌 수 있어 기적이라 생각한다.”
한국에 연주하러 온 가장 큰 이유는 어머니에게 연주를 들려주고 싶어서다. 동생 정명훈(57·지휘자)과 함께 하는 정트리오 공연 계획에 대해서는 “명훈이와는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같이 기회가 된다면 트리오 공연을 할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쉬는 5년은 제자들을 가르치는 데 할애했다. “연주생활과 교수생활은 정말 다르다. 난 연주자로서는 먼 길을 왔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분이나 경험담 등을 학생들에게 전해주려고 노력한다”며 “가르치는 일은 아주 영광스럽다”고 받아들인다.

미국 줄리어드 음대에서 이미 10명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에서 제자를 들일 생각은 없다. 단, 조언을 한다거나 마스터클래스 등 조용하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재능있는 학생을 지원해주는 것에 관심이 있다”며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연주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해줘야 한다”는 믿음이다. “예술인으로서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연주인으로서 자신감을 갖고 연주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데 그런 연주인을 만들려면 서포트를 확실히 해줘야 한다.”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가 사용하던 바이올린을 사용 중이다. “따뜻하고 신비스러운 소리를 가진 악기”라는 평가다. 외국에서는 재주 있는 연주인들을 오디션을 통해 선발, 악기를 빌려주는데 한국에서도 필요하다고 봤다.

“아슈케나지와는 이전에 공연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해보고 싶었고, 브람스 협주곡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이다. 이 조화가 어떤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정경화와 지휘자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73)가 함께 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공연은 다음달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볼 수 있다. R석 25만원, S석 20만원, A석 15만원, B석 10만원, C석 7만원.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