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수도권 단체장 후보 선정에 진통

서울 강남, 신영희 후보 내정...송파 ‘오리무중’

고하승

| 2010-05-02 15:22:42

[시민일보] 한나라당은 수도권 기초자치단체장 공천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 공심위가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구청장 후보에 신연희 전 서울시 행정국장을 내정했으나, 맹정주 구청장이 이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공천에서 배제된 현직 구청장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김형수 영등포구청장과 최선길 도봉구청장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또 송파구청장의 경우 내정된 여성 후보들이 잇따라 잠적이나 출마포기를 함에 따라 아직까지 후보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경기도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지난 1일 김포시장 후보로 강경구 현 김포시장을 확정 발표했다. 이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된 케이스에 해당된다.

그러나 상당수의 지역이 공천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달 14일 경기도당이 하남시장 후보로 김황식 현 시장을 확정했었으나, 중앙당이 지난 30일 제23차 공천심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이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해 후보가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경기도당은 지난 24일 고양시장 후보에 강현석 현 시장을 확정 발표했으나,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지난 29일 고양시를 전략지역으로 결정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중앙당 공심위는 다음날 전체회의를 통해 “전략지역 선정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차후 최고위원회의 때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최고위 결정을 거부하고 나선 것.

오락가락하던 용인시는 '여성전략지역'에서 해제하되 ‘전략지역’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후보자를 다시 선정키로 했다.

또 지난 24일 도당 공심위가 안성시장 후보에 황은성 경기도당 선임부위원장을 확정 발표했으나 재심결정이 내려졌고, 지난 20일 도당 공심위가 파주시장 후보로 유화선 현 시장을 확정 발표했으나 역시 재심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안성시장 후보와 파주시장 후보의 경우 도당 공심위 표결을 통해 2/3 찬성을 얻으면, 기존의 도당 공천안대로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인재영입위를 통해 공천이 확정된 포천 지역도 후보 교체 가능성을 두고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서장원 현 포천시장을 공천했으나, 법원에 의해 공천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그대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한나라당 고조흥 전 의원과 이 모 전 포천시의회 의원은 서울 여의도를 관할하는 서울 남부지법에 공천결정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서 시장은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경력이 있어 '탈당이나 경선에 불복한 적이 있는 사람은 공직후보에 나갈 수 없다'고 규정한 당규를 어겼다"며 "부적격자인 서 시장을 후보자로 추천한 한나라당의 결정은 당규를 위반한 것으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포천 시장 후보 역시 교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경기 여주에서는 당초 유용태 전 노동부장관의 공천이 유력했으나, 이기수 여주군수의 2억 뇌물 사건으로 인해 전략지역으로 분류, 김춘석 전 청와대비서실 행정관을 군수 후보로 내정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특히 수원시장 후보와 의정부 시장 후보가 보류된 것과 관련, 의정부에서는 정몽준 대표 ‘입김’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경기도당 공심위는 지난 24일 수원시장 후보에 심재인 전 경기도청 자치행정국장을, 지난 14일에는 의정부 시장 후보로 김남성 전 도의원을 각각 확정 발표했었다.

그러나 지난 29일 중앙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역을 ‘보류’ 지역으로 분류한 것.

이에 대해 김남성 후보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의정부시장 후보로 최종 확정됐는데도 공식 절차를 무시한 이해할 수 없는 `보류결정'이 내려졌다"면서 "최고위의 특정 인사가 특정 후보를 밀려고 임의 여론조사를 3번이나 하고 최고위 결정도 마음대로 보류시켰다는 말이 있다"고 사실상 ‘정몽준 대표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또 그는 "4월29일 경기도당 공심위가 최고위에 제출한 기초단체장 후보 21명 가운데 파주, 안성, 고양, 수원, 하남을 제외한 16곳의 후보가 확정됐고, 대변인실에서 이 내용을 당일 밤 11시10분께 발표했다"면서 "그런데 1시간30분이 지난 30일 새벽 12시30분께 발표된 수정자료에는 의정부시장 후보가 `보류'로 슬쩍 끼워져 있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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