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출신 이창동 ‘이야기의 힘’ 통했다
차재호
| 2010-05-24 17:52:08
이창동(56·사진) 감독이 23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63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시’ 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가 각본상을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이 감독은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전도연(37)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데 이어, 자신의 작품을 역대 수상명단에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이 감독은 소설가 출신이다. 1983년 소설 ‘전리’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다. 1987년 소설 ‘운명에 관하여’로 이상문학상 추천우수상, 1992년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했다.
1993년 박광수(55) 감독의 영화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시나리오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감독 데뷔작인 ‘초록물고기’로 1997년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는 영화 ‘박하사탕’으로 2000년 ‘감독주간’에 초청 받으며 인연을 키웠다. 이어 ‘오아이스’(2002)와 ‘밀양’으로 칸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심사위원 자격으로 칸에 갔다.
참여정부 때는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3년 2월부터 1년4개월간 일한 그는 제작사 파인하우스를 직접 설립해 ‘밀양’을 내놓으며 감독으로 복귀했다.
사회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을 현실적인 영상으로 고스란히 담아내는 이 감독은 이번 영화 ‘시’를 통해서도 청소년 집단 성폭행과 자살, 노인 성문제 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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