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시’ 칸영화제 각본상 쾌거
황금종려상엔 ‘엉클 분미’… 수상 실패했지만 ‘하녀’등 한국영화들 호평
차재호
| 2010-05-24 17:52:26
제63회 칸 국제영화제가 23일 뤼미에르 극장에서 폐막식을 끝으로 축제의 장을 마감했다.
올해 칸 영화제는 한국영화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영화 ‘시’와 ‘하녀’가 공식 경쟁부문에 올라 세계 15개국 17편의 영화와 마지막까지 경합했다.
‘시’는 공식 상영 이후 외신의 호평을 받으며 황금종려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안타깝게 황금종려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각본상을 수상하며 이창동 감독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로써 이 감독은 2007년 ‘밀양’으로 전도연(37)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이후 3년만에 각본상을 수상, 두번째 기쁨을 맞이했다.
여주인공 윤정희(66)도 탁월한 연기력으로 한국여배우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윤정희는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랑스의 줄리엣 비노슈(46)와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는 등 한국 여배우의 위상을 드높였다.
또 6번째 칸의 부름을 받은 홍상수(50) 감독의 ‘하하하’는 전날 이뤄진 비경쟁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대상을 받아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영화의 주목할만한 시선상 수상은 1984년 이두용(69)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후 26년만의 첫 기록이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임상수(48) 감독의 ‘하녀’도 칸을 달궜다. 전도연과 이정재(37), 윤여정(63)은 임 감독의 코드를 잘 소화에 현지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공식·비공식 경쟁부문을 떠나 장편 데뷔감독에게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 후보로 거론됐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장철수(36) 감독과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진출한 김태용(23) 감독도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창동 감독의 수상으로 한국영화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2002년 임권택(76)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이래 5번째다.
한국영화는 2002년을 시작으로 2004년 박찬욱(47)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전도연이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여우주연상, 2009년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제63회 칸영화제의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은 태국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40) 감독의 ‘엉클 분미’가 차지했다. 심사위원 대상은 프랑스 배우 겸 감독 자비에 보부아(43) 감독의 ‘신과 인간’, 심사위원상은 차드 출신의 마하마트 살레 하룬(49) 감독의 ‘절규하는 남성’이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멕시코 영화 ‘뷰티풀’의 하비에르 바르뎀(41)과 이탈리아 영화 ‘우리의 인생’의 엘리오 제르마노(30)가 공동 수상, 여우주연상은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70) 감독이 연출한 ‘서티파이드 카피’의 줄리엣 비노슈(46)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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