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천안함-지방선거 두고 설전
與, “천안함 선거이슈 아닌 국가이슈” vs 野, “전쟁, 평화 선택하는 선거”
전용혁 기자
| 2010-05-28 11:05:32
[시민일보] 여당이 지방선거를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천안함 사건을 지방선거에 이용하지 말자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으나 야당에서는 ‘이제 와서 발 빼는 것’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어 여야가 의견을 모으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8일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측 대변인인 같은 당 조윤선 의원과 민주당 한명숙 후보측 대변인인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마련한 토론회에 참석, 이에 대한 각각의 입장을 밝히며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조윤선 대변인은 “천안함 사건은 선거이슈가 아니라 국가이슈”라고 주장한 반면 이정희 대변인은 “전쟁이냐 평화냐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서로 상반된 입장을 표명했다.
조 대변인은 “천안함은 분명히 국가안위의 중대한 사안이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해둘 것은 이번 지방선거를 위해 이 사건을 의도적으로 기대고자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어차피 선거는 지난 임기 동안 정권을 평가함과 동시에 앞으로 4년 동안 대한민국의 지방정책을 맡길 수 있는 후보, 세력을 판단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이제까지 천안함의 무력도발을 한 북한을 줄곧 옹호하고 북한의 소행임이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화살을 북한이 아닌 대한민국의 군과 정부로 돌리고 있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태도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계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을 두둔하기보다 대한민국의 국민의 안전을 더 우선시 했었다면 이 문제는 안보에 관한 문제로써 선거전에 쟁점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일방적으로 그간 줄곧 근거 없이 북한을 맹목적으로 감싸고 돈 데 대해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그동안 남북관계에서 정부가 쌓아왔던 성과를 지키자는 것”이라며 “여기서 무너지면 앞으로 남북관계 자체가 선거를 넘어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안감을 훨씬 키우고 경제도 흔들리게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천안함 조사 결과가 선거운동개시일인 20일 발표 됐고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 발표를 했다. 단순히 말로 끝난 것이 아니라 대대적 대북강경조치들이 하나하나 벌어지고 있다”며 “남북관계가 3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만한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국민들이 다들 조사결과를 농담거리로 삼을 만큼 굉장히 많은 의문들을 가지고 있다”며 “적어도 국가가 발표하는 것에 대해 의문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다 포용되고 토론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실제로 남북관계가 완전히 파탄되고 있고 전쟁이냐 평화냐, 결국 이 시점까지 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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