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6.2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 예고

고하승

| 2010-06-02 19:52:51

[시민일보]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했다.

당초 한나라당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물론 강원에서 압승할 것이라며 기세등등했었다. 충청권에서도 한나라당은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시장은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눌렀고, 서울시장은 오세훈 후보와 한명숙 후보가 그야말로 피 말리는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겨우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만 김문수 후보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를 눌렀을 뿐이다.

강원도지사 선거에도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가 민주당 이광재 후보에게 완패했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모두 전멸했다.

대전시장 선거는 자유선진당 염홍철 후보가, 충남지사는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충북지사는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앞섰다.

심지어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하는 영남권에서조차 한나라당은 무소속 후보에게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제친 것.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선거 패배에 따른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몽준 대표 등 당 지도부 인책론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적인 국정운영방식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MB 탈당론 가능성=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내일 선거가 끝나면 선진일류국가 달성을 위해 우리 사회 전반의 시스템 선진화를 이뤄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교육.토착.권력형 비리와 사법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승리를 예상하고 이런 발언을 했다.

실제 그동안 주춤했던 세종시 수정이 다시 추진되고, `뜨거운 감자'인 개헌 논의가 전면에 부상하면서 정치권 전체가 개헌 이슈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참패함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입지는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을 간판으로 하는 한 한나라당은 모든 선거에서 연전연패 할 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소속 의원들에게 전해져 대통령 탈당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몽준 사퇴론 가능성 = 정몽준 대표는 그동안 당권 도전 의사를 강력히 피력해 왔었다.

실제 정 대표는 7월 전당대회에서 '대표직 승계' 꼬리표를 떼고 자력으로 대표직 도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었다. 특히 그는 이 과정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도 대외에 알리겠다는 복안을 갖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열심히 유세를 다녔다.

실제 한나라당은 선거 직후 전당대회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지도부 교체의 여지는 줄어든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당대표직을 승계했던 정몽준 대표 체제가 사실상 `재신임'을 받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었다.

하지만 지방선거의 참패로 그는 대권도전은 고사하고 당장 ‘책임론’에 시달려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특히 당 대표 사퇴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친이계 입지 위축= 당초 친이계는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를 발판으로 친박계를 압박해 이원집정부제 개헌과 세종시 수정안 처리 등을 강행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공천을 좌우했던 친이계의 입지가 크게 위축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를 지휘하고 있는 정병국 정두언 의원 등 당내 친이계 의원들의 위상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친이계는 한동안 숨죽이며, 정국의 추이를 관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대표 추대론 가능성= 반면 비주류인 친박 진영은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월 전당대회에서 친박계가 자체 목소리를 내겠다고 나서더라도 친이계가 이를 막을 명분이 없다.

더구나 앞으로 줄줄이 치러질 각종 재보궐 선거와 19대 총선에서의 참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당 내부에서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이번 전대에서 박근혜 추대론이 힘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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