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맥베스’ 한국의 美 입히다
탈춤·전통무용등 가미해 다시 꾸며
차재호
| 2010-06-06 19:30:58
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가 한국화했다.
극단 초인은 4~13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연극 ‘궁극의 절정, 그 전율 맥베스’를 펼친다. 권력에 눈이 멀어 왕을 살해한 뒤 스스로 권좌에 오른 맥베스의 파국을 그린 원작의 줄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탈춤과 전통무용 등을 가미해 한국적인 맥베스로 다시 꾸몄다.
원작의 독백을 강조한 부분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권력의 노예가 돼버린 인물들의 심리를 육체와 음악으로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땀 냄새가 물씬 느껴지는 배우들의 마임과 무용 동작, 인물들의 어두운 심리를 오롯하게 반영한 은은한 조명이 인상적이다.
연출과 각색을 맡은 박정의 연출은 “각 인물의 심층적인 독백을 통해 현대의 권력을 좇는 위정자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했다”며 “각기 다른 이유로 전쟁터에 끌려나온 병사들의 독백을 통해서는 현 시대 민중의 모습을 되짚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원작에서 맥베스의 권력욕을 부추긴 레이디 맥베스의 죽음은 자살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이번 연극에서 레이디 맥베스는 남편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박 연출은 “맥베스는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끝을 모르는 욕망을 끝까지 환기시키는 부인을 직접 죽인다”며 “이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낸 파멸의 잔해를 스스로 수거한다는 의도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2002년 창단한 극단 초인은 그간 한국적인 장치를 현대 무대에서 어떻게 적용할 지 고민해온 창작 집단이다.
‘궁극의 절정, 그 전율 맥베스’에는 연극배우 이영호, 신정원, 김기태 등이 출연한다. 2만~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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