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당선자에게 듣는다<서울 서초구>

진익철 서울 서초구청장 당선자, “행정경험-열정 모두 불사르겠다”

고하승

| 2010-06-09 15:07:26

[시민일보] 진익철(한나라당) 서울 서초구청장 당선자는 6.2 지방선거에서 “내조의 공이 컸다”고 배우자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후보 부인이 통상 하루 500장 정도의 명함을 돌린다고 들었는데 아내의 경우 선거 기간 중 매일 4000장의 명함을 돌렸다. 무엇보다도 다른 후보 부인들을 보면 어려워하던데 아내는 혼자서 그 일을 다 해줘서 감사하고 든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차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아내가 명함을 주다가 퇴짜 받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저렇게까지 집사람 고생시켜가면서까지 이 일을 해야하나하는 회의가 밀려왔다. 또 퉁퉁 부은 다리 때문에 밤에 잠들지 못하는 아내를 볼 때 너무나 미안했다"며 "이번 선거로 부부애가 더 깊어졌고 동지애까지 생긴 것 같다"고 애틋한 부부의 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탓인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서 대부분의 한나라당 후보들이 여론조사 결과보다 득표율이 낮았으나, 진 당선자는 오히려 여론조사 결과보다 5% 더 득표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의 승리는 내조의 공도 컸지만, 진 당선자 역시 대단한 인내심과 지구력으로 버텨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처음 출마하는 입장에서 최대한 발품을 팔았다. 아파트 단지에서부터 지하철역까지 길목을 지키면서 한 지역 당 최소한 4~5번 정도는 반복해서 명함 돌리며 얼굴을 알렸다. 특히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오피니언 리더들을 직접 발로 뛰면서 접촉했다. 하여튼 초짜라는 입장에서 뭣도 모르고 죽을 둥 살둥 사력을 다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선거가 끝나 있었다. 걸음조차 제대로 못 걸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던 만큼 후회없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진 당선자는 앞으로의 구정 운영 계획과 관련 “우선 최대한 100일 정도 시간을 들여서 서초구민들의 민의를 수렴하는 절차를 밟고, 그 바탕위에서 2년 계획, 4년 계획, 나가서 10년, 15년 단위로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저의 모든 행정경험과 열정을 서초구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한 점 남김없이 모두 불사르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짧은 선거 운동 기간에 이미 서초구 관내 문제를 상당히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진 당선자는 “상대후보보다 표가 뒤떨어진 지역은 양재 1,2 동인데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도시 계획 측면에서 낙후된 곳이다. 방배동도 그렇다. 그 지역 주민들의 바라는 바가 있다. 양재동은 종 상향을 요구하고 있으며, 방배동은 재건축을 바라는 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민의가 행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복지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진 당선자는 “관내에 맞벌이 부부들이 많은데 돈 많은 계층은 상관없지만 일반 서민들은 육아 보육 부분에 대해 애로가 많다”며“구청이 육아와 보육을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각오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선거 때 3개의 종합노인 복지회관을 방문해보니까 프로그램이 주로 장기 바둑 당구 탁구 등 여가 활용 공간 위주로 돼 있는데 일을 하고 싶은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 활성화가 덜 돼 있었다”면서 “노인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해 그분들이 일하면서 용돈도 벌고 시간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장애인 복지 문제에 대해 “선천적인 장애보다 중도 장애자들이 많았다. 그런 중도 장애인들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진 당선자는 시급한 서초구의 지역 현안에 대해 ‘방배동 재건축’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방배동 재건축을 주민 입장에서 진행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방배동 재건축 대상 지역은 현재 92만여평 정도 되는데 주로 단독주택과 다세대 연립주택들이 들어서 있다”며 “주민들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민들 입장에서 조기에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취임하자마자 재건축 추진 TF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교차로 ‘꼬리 물기’ 단속에 노인 인력을 배치하는 식의 노인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진 당선자는 “출퇴근시간대 경찰관과 모범운전자들이 교차로마다 배치돼 ‘꼬리물기’를 단속하고 있지만 교통체증 해소에는 미흡한 현실"이라며 "나이 드신 분들의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노인 인력을 녹색어머니처럼 배치해 단속을 실시토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여소야대’의 서울시에서 ‘조정자’ 역할을 맡겠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진 당선자는 먼저 ‘여소야대’에 따른 시와 구청간의 갈등 여지에 대해 “구청장들이 특별 교부금 때문에 서울시에 협조를 구할 입장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며 “서울시와 자치구 간의 갈등의 여지는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서울시와 자치구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할 경우, 기꺼이 조정과 이해창구의 역할을 맡겠다”고 ‘조정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끝으로 진 당선자는 “지금까지의 삶이 참모나 조력자 입장에 서 있었다면 이제 비로소 제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며 "이제는 ‘민의’가 이것이라고 생각되면 사전 협의를 거쳐 주저없이 밀어붙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만큼 그동안의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런 기회를 주신 서초구민께 너무 너무 감사한 마음이고 지금의 이 초심을 잃지 않도록 늘 긴장하며 구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진익철, 그는 누구인가


진익철 서초구청 당선자는 30년 공직 생활 중 절반이 넘는 15년 이상을 국장급 이상의 보직을 맡았던 ‘파워맨’이다.

전문 행정지식, 경험,추진력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보기 드문 실력파이기도 하다.

현역 시절 가는 곳마다 부서별 현안사업을 말끔히 처리했다는 공직사회의 평가가 잇따르는 것도 주어진 임무에 완벽하고자 하는 진당선자의 기질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진 당선자에게 서초구정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이번 선거는 가뭄에 단비가 내린 격일 수도 있다. 그 자신 서초구의 오랜 숙원 사업까지도 다 해결해 나갈 자신이 있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쌓아온 모든 행정의 노하우가 서초구 주민을 위해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운 일이 될 듯 하다.

진 당선자를 수장으로 맞는 공무원 조직으로서는 약간은 피곤해질 각오를 미리 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온순하고 겸손한 사람으로 통하는 그이지만 막상 업무에 있어서만큼은 한치의 느슨함을 용납하지 않는 치밀성을 보인다. 완벽을 추구하려는 그의 일 욕심 때문이다.

모두들 지독한 ‘일 마니아’라며 고개를 흔들 정도지만 그렇더라도 서울시에서 함께 일 해본 경험이 있는 공무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그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그를 말하는 한 공무원의 표현에 따르면 '일할 때 머리에서 피가 나도록 혹독하게 일을 시키지만 대신 인사에서는 반드시 상응하는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스타일이 공무원 사회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소리다.

배우자와는 여전히 연애 중이라는 진당선자는 일과 가정 두마리 토끼를 둘 다 거머쥔 행운을 누리는 대한민국 몇 안되는 가장이다. 그가 누리는 행운의 배후엔 그의 로맨틱한 성정도 한 몫 하고 있지만 말이다.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의 리더십과 로맨티시즘의 황금 비율로 인생의 성공을 견인하고 있는 진당선자에게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의 행운이 결코 어설픈 우연이 아님을 말해 주고 있는 것 같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사진설명=진익철 서울 서초구청장 당선자는 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자신의 모든 행정경험과 열정을 서초구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한 점 남김없이 모두 불사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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