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당선자에게 듣는다<서울 관악구>

"서울 관악구청장 유종필 ""관악구 도서관 천국區로 만들고 서울 전역 확산"""

고하승

| 2010-06-17 16:31:53

[시민일보] “맘 놓고 일할 수 있어서 기쁘다”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 당선자는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던 시절이 많았기 때문에 일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그동안의 경험과 인적자원을 살려서 정치적 텃밭인 관악구를 위해 유감없이 발휘하고 싶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언론과 정치권에 몸담았던 그는 청와대를 비롯한 중앙정부, 기업체, 입법부 기관장에 이르는 다양한 기존 이력에 이번 6.2 지방선거를 통해 관악구 수장이라는 새 이력을 덧붙이게 됐다.

실제로 그는 높은 지명도만큼이나 인맥이 많기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유 당선자는 “지명도는 대외신인도로 통한다는 점과 중앙무대에서의 경험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구정운영에 강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다른 곳에서 일할 때도 그런 점 때문에 대외 관계에서 유리했다”고 말했다.

평소 문화가 힘이고 문화가 돈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그는 이번 선거에서 도서관 관련 공약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선거공약집 12페이지 중 절반을 할애해서 도서관 관련 공약을 설명할 정도로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유 당선자는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작은 도서관을 설립하는 것과 도서관들을 연결해서 구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네트워킹 작업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우체국과 계약을 해서 집배원들이 책을 가정으로 배달해주거나 지하철역과의 연계로 출퇴근 시간대에 도서반납이 용이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관악구를 먼저 ‘도서관 천국’으로 만들고 이를 서울시내 전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다만 그는 “구예산 만으로는 부족하니 시예산은 물론 기업체 후원이 가능하도록 사회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역내 서울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그는 “최초의 서울대 출신 구청장이라는 점에서 서울대로부터 환영받고 있다”며 “서울대에 도와드릴 건 과감히 도와드리고 협조도 얻어낼 수 있는 적극적 협력관계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당선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소속 정당이 다른데 따른 갈등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는 오세훈 팬”이라며 “오세훈 선거법이 없었다면 나는 출마도 못했다. 돈 쓰는 선거 차단해 준 덕분에 나 같은 사람도 정치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일하는데 당적구분 필요 없다고 본다. 의견이 다르면 대화를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서울시하고는 대단히 적극적인 협력관계로 갈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오세훈 시장의 클린 이미지와 문화마인드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 시장은 역대 서울시장 중 문화마인드를 가진 첫시장”이라며 “지성적이고 합리적인 점에서 저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오세훈 시장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오시장 업무에 협조하고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첫 회의로 활동을 시작한 인수위에 대해 유 당선자는 “진진형 초대 민선구청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서울대의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법과 대학 교수, 바이오신소재 학부 교수 등 대통령 인수위에 참여해도 될 만한 역량 있는 분들을 인수위원으로 모셨다”며 “서울대 교수들을 인수위로 모신 것은 서울대와의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제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수위에는 시민단체 대표, 장애인 대표, 여성계 대표 등도 참여했다”며 “ 희망자 많아서 원래 20명이으로 구성하려던 계획이 39명으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수위에 과거 정리를 바탕으로 한 미래 청사진을 지향점으로 한 활동을 주문했다”며 “공약과 선거 때 접수한 민원을 중심으로 지금 당장 실행 가능한 것과 취임 후 중장기적 검토대상, 처리가 불가능한 것 등 세부적인 구분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조직에 대해서도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유 당선자는 “관악구청이 그동안 구민들에게 많은 상처를 줬다"면서 ”직접적인 책임은 기관장과 일부 공무원에게 있겠지만 구민은 전체 공무원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니 모두가 뼈를 깎는 각오로 달라질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은 용납하지 않겠다"며 ”과거의 잘못이나 실수를 사실대로 고백하면 정상 참작은 하겠으나 허위보고나 누락은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특히 그는 인사청탁 가능성을 차단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 구청인사를 외부로 가져가지 말라. 관악구만 해도 내 상전이 53만명이나 된다. 잘못하면 구청 기관장 인사권이 누더기가 된다”며 “구청 인사권 외부로 넘어가면 결과적으로 구민은 물론 공조직의 피해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공조직 운영계획에 대해 “아직 인사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철저하게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유종필을 두려워하기보다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급한 지역현안으로 ‘난곡 경전철 문제’를 꼽았다.

유 당선자는 “경전철 GRT가 지난 10년간 추진됐고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당시에 직접 방문해서 약속하고 추진했는데, 오세훈 시장이 갑자기 지하 경전철로 바꾸어 버렸다”고 지적하면서 “3000억 예산 중 2800억 예산을 이미 썼다. 도로도 왕복 4차선을 이미 6차선으로 늘려놓은 상태로 나머지 200억만 집행되면, 선로 깔고 차량 도입만 하면, 몇 달 안에 운행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지하경전철을 개인적으로 반대하지 않지만, 민간자본 유치가 가능 할지 아직 모르는 상태니까 우선 가능한 GRT부터 시행하고 지하경전철은 차후 검토하자는 게 제 입장”이라며 “조만간 오 시장을 만나 동의를 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 당선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유치’에도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관악구 지역내에 이렇다 할 기업이 전무한 상태다. 기업 적극유치 가능할 수 있도록 구청장 직속 TF를 만들 계획”이라며 “기업의 편의를 원스톱으로 줄 수 있는 혜택을 마련하고 서울대와 적극적으로 연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유종필, 그는 누구인가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도서관 마니아이자 전도사다.

끊임없이 ‘도서관 예찬론’이 쏟아진다.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던 시기로 국회 도서관장으로 지냈던 1년 5개월을 꼽기에 주저함이 없다. 심지어 도서관이 자신의 운명이라는 말까지 할 정도다.

도서관에 대한 그의 애착을 전직이 국회도서관 관장이었다는 단순한 동기만으로 해석하려면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사서였던 현재의 부인을 만나 사랑을 꽃 피웠던 장소가 도서관이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감안하면 그의 특별한 도서관 사랑을 이해할 수 있을 것 이다.

그의 머릿속에는 도서관 관련 아이디어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도서관과 관련해 그는 이미 자신의 일솜씨를 세상에 널리 알린 바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 사례는 아무래도 그가 국회 도서관장 재직 시 매월 시리즈로 발행하던 ‘팩트북’의 성공이 아닐까 싶다.

팩트북은 유 당선자의 아이디어로 국회도서관에서 발간을 시작한 자료집 형태의 책자다. 그때그때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담아 정치권과 언론에 공급됐는데 관 발행 출판물이 관심을 끌지 못하는 기존의 관행을 뒤엎고 추가 공급을 원하는 수요자의 아우성(?)에 밀려 재쇄를 해야 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인지 주문처럼 외우는 그의 ‘작은 도서관’ 구상이 머지않아 세상에 멋진 실체로 구체화 될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똑똑하다 깨끗하다 뻣뻣하다 거만하다’는 유 당선자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다.

거만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더 부드러워지기 위해 아침마다 목마사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엔 농담인가 싶었는데 뒤를 잇는 그의 말에서 진지한 자기 각오가 느껴지는 것 같다. 그는 처음엔 자신에 대한 지적이 수용되지 않았는데 노력하다 보니 어제보다 오늘은 덜 거만해지는 것 같아 계속 노력하면 완전히 거만하지 않게 될 날이 오리라 생각한단다.

연애하듯 삶을 즐긴다는 그의 낙천성은 그만큼 치열하게 살았던 자신의 지난 날에 대한 반작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이제 공무원 중심에서 시민중심의 행정으로 관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보이겠노라는 그다.

낮고 소외된 곳을 더 따뜻하게 품으며 그동안 오래 벼루다 비로소 시험대에 올라선 그다.

지켜볼 일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사진설명=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 당선자는 와의 인터뷰에서 공조직 운영계획에 대해 철저하게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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