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성폭행 사건 잇따라 발생…원인은 '사회적 무관심'
문수호
| 2010-06-28 14:53:58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하려 한 중학생들이 경찰에 붙잡히는가 하면,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10대가 경찰에 검거되는 등 10대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10대 성폭력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에서의 교육 등 사회 전반적인 관심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천 계양 경찰서는 지난 22일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귀가 중 같은 학교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A군(14) 등 2명을 강간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 등은 지난 11일 오후 7시30분께 인천 계양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같은 학교 여중생 B양(15)을 데리고 올라가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하고 강제로 성폭행한 10대가 경찰에 검거됐다.
인천부평경찰서는 지난 21일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폭행한 뒤 성폭행 하는 등 총 4회에 걸쳐 강간하고, 상습적으로 폭행한 C군(19)을 성폭력범죄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C군은 지난 3월께 부평구 한 빌라에서 우연히 알게 된 D씨(20)가 혼자 산다는 사실을 알고 접근한 뒤 성관계를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로 폭행, 반항하지 못하는 D씨를 성폭행하는 등 총 5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된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10대 2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인천연수경찰서는 16일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된 여중생 E양(13)을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고시원으로 유인해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F군(19) 등 2명에 대해 성폭력범죄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F군 등은 지난 15일께 남동구 간석동 한 고시텔에서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E양을 불러 속칭 '왕게임'을 하며 술을 마시게 한 뒤 번갈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사건 수사 중에 귀가한 E양의 진술을 확보하고 휴대번호 등을 통해 F군 등의 은신처를 확인한 뒤 검거했다"며 "최근 들어 10대 청소년의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학교와 가정에서의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새벽시간에 집으로 귀가하는 여성을 폭행한 뒤 성폭행하려한 10대가 구속됐다.
인천중부경찰서는 16일 집으로 귀가하는 부녀자를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가 폭행한 뒤 성폭행하려 한 G군(19)을 성폭력범죄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G군은 지난 6일 새벽 1시께 집으로 귀가하는 H씨를 근처 화장실로 끌고 가 주먹을 휘두른 뒤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10대 성폭행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에서의 관심과 교육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영하 경희대학교 교육행정학 교수는 "아이들의 첫 번째 둥지인 가정은 이들을 무관심 속에 방치했고 학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에 만족했다"면서 "일부 비행 청소년들의 문제라고 덮고 넘어가선 안 되며 가정과 학교, 사회 전체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밀려난 아이들이 또래집단에서마저 밀려나지 않기 위해 자신을 과장하려 한다"며 "이런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반사회적인 범죄와 폭력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문진영 보산초등학교 교무부장도 "대부분의 청소년 범죄는 가정불화에서 시작된다"며 "가정에서 받지 못한 애정을 집단에서 받으려고 하다 보니 집단에 더 충실하게 되고 점차 폭력에 대한 수위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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