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검거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 조성”
채수창 서장, “국민직접서비스 모두 도외시 되고 오로지 검거만 집중”
전용혁 기자
| 2010-06-29 10:49:45
[시민일보] 서울경찰청의 실적위주 평가를 비판하며 조현오 경찰청장의 사퇴를 공개 촉구하고 나선 채수창 강북경찰서장이 “검거를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로 자꾸 유도해나가는 조직문화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채수창 서장은 29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기본임무라는 게 도둑 잡는 것만이 경찰임무의 전부가 아니다.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근무, 교통소통 및 안전근무, 112 신고를 받아 국민에게 직접 서비스하는 기능들이 경찰의 임무에 많은 부분인데 나머지는 다 도외시 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채 서장은 “법절차를 준수하고 인권을 우선하고 섬기는 공무원의 자세를 갖자는 게 지금 온 국민의 요구사항인데 지금 경찰서 등급제에 의한 평가기준의 핵심은 검거”라며 “그러다 보니 일제 검문검색을 하게 되는 것이고 그 파장으로 양천서 고문사건도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북경찰서가 4개월 평가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경찰청의 주장에 대해서는 “강력사건일수록 다 국민의 제보에 의해 해결하는 것이지 경찰이 혼자 외롭게 가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이런 소신을 가지고 국민친화적인 경찰행정을 했고 조현오 청장님 오셔서 경찰서 등급제라는 검거를 위주로 하는 평가기준을 가지고 경찰 소신을 잣대로 들이대니 제가 졸지에 꼴찌를 하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경찰서 등급제 중에는 검거점수가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나머지 전화친절도도 물론 있긴 하지만 이런 것 가지고 점수 올리긴 상당히 어렵다”며 “모든 직원이 검거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결국 그렇게 되면 우리 주민들한테 결국 피해가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제도 중 ‘청문감사관 제도’에 대해 “국민의 소리를 들어 경찰관들이 불편부당하게 일하지 않도록 잘 감시감독 하는 제도인데 경찰서 등급제를 청문감사관이 주재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관들 검거실적 올리도록 독려하고 제대로 실적이 안 나오면 감찰들 떼로 보내 뒷조사 시키고 미행시키고 새상활 뒤지고 이런 게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청이나 지휘부에서 청문감사관제도가 잘못되고 있다는 그 자체를 인식도 못한 상태에서 그냥 타성에 젖어 흘러가고 있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제가 지금 경종을 울리고 제대로 잘해보자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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