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을 大戰···이재오-천호선 날선 신경전
고하승
| 2010-07-06 15:14:44
이재오 "본인 지역구 보궐선거 피해가면 도리 아니다… 중앙당 지원 사양"
천호선 "지방선거후 반성없이 횡포 극심해져 가는 MB정권에 최후의 경고"
[시민일보] 7.28 재보궐선거 ‘은평을 대전(大戰)’을 앞두고 한나라당 후보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국민참여당 후보 천호선 최고위원이 6일 장외에서 설전을 벌였다.
천호선 후보는 이날 KBS1라디오 와의 인터뷰에서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이명박 정권의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이재오 후보가 출마하기 때문”이라며 “지방선거 이후에도 반성 없이 또 횡포가 매우 극심해져가는 이명박 정권에 대하여 최후의 경고를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마당에, 대운하 전도사임을 자처하는 이재오 후보가 당선된다면 민심이 매우 심각하게 훼손되고, 또 이명박 정권의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게 될 것”이라며 “이를 꼭 막아야 되겠다는 심정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이재오 전 위원장이 ‘지역 일꾼’으로서 승부를 걸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이재오 후보는 이명박호의 부함장격이다. 그런데 지금 침몰하려는 배에서 혼자 뛰어내리려 한다. 적어도 이재오 후보라면 끝까지 그 배에 남아서 침몰을 막아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이명박 정권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하는 것이 도리”라며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개인의 정치적인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어울리지도 않는 지역 일꾼론을 내세워서 표를 얻으려 하는 것은 당당하지 못한 일이다. 일종의 개인의 정치적 구명노선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재오 후보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비서실장을 맡든 국무총리를 맡든 이 정권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이번 은평을 선거는 이명박 정권 실정의 제2의 책임자인 이재오 후보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려는 천호선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재오 후보는 한나라당 조직이 있고, 여기서 40년을 사셨고 20년을 정치를 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만만한 선거는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최근에는 지역 발전에도, 정치 발전에도 기여한 바가 없다는 평가가 절대적”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야권연대의 방향에 대해 “8개의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서는 민주당이 독점 출마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저희 당이나 민주노동당에도 기회가 주어져야 된다. 후보를 단일화하면 충분히 승리할 수도 있는데, 다른 당에 내주지 않기 위해서 정치적으로 검증이 안 되거나 그저 유명하기만한 사람을 영입하려는 시도 또한 아직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다른 야당의 발전을 막겠다는 매우 패권적인 발상”이라며 “이런 자세로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도 어렵고, 2년 뒤에 총선 대선에서 야권이 연대할 수 있는 모범과 선례를 남기기도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저는 은평에서 국회의원을 했던 다른 분들처럼, 지역 주민의 정치적 의사를 도외시하거나 지역의 발전을 외면하지 않겠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다른 어느 후보보다 저는 젊다. 이제 40대 말이다. 저는 은평에서 10년, 20년을 일할 수 있다. 저는 은평과 함께 성장하고 은평과 함께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하겠다. 이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mbc 라디오 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대신 재보궐선거를 택한 이유에 대해 “자기 지역구에 보궐선거가 있는데 그걸 피해갈 순 없지 않느냐”며 “유리하고 불리하고를 떠나서 피해가면 그게 또 도리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민참여당 후보 쪽에서 ‘이재오 전 위원장은 현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이니까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국무총리가 되어 흐트러진 국정을 잡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국민에 대한 기본 도리다. 따라서 지역일꾼이 되겠다는 것은 직무유기 아니냐’고 지적하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이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일해야 되고 국가발전을 위해서도 일해야 되지 않느냐. 그런데 그동안에 지역에 큰일들을 많이 못한 점이 있다. 그 점이 지역주민들에게 죄송스럽다. 그리고 또 이 정부 하에서 제가 개인적인 영광은 마다할 수가 있지만 내 개인에게 요구되는 고난은 제가 피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 후보는 당내 일각에서 ‘이재오 전 위원장이 친이계 핵심이기 때문에 원내 복귀를 할 경우에 이른바 친이-친박 계파간 갈등을 더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저는 저 때문에 갈등이 있거나 다툼이 있거나 하는 것으로부터는 벗어나려고 한다. 내가 다시 어느 계파의 수장이 되고 갈등의 중심에 서거나 그런 일은 이제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야권에서 이른바 ‘반이재오 구도로 야권이 연대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보는 견해에 대해 “표심을 어떤 이유로도 왜곡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중앙당의 지원을 사양한다”며 은평을 선거가 정치적으로 판이 크게 벌어지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전 위원장께서는 이른바 이 정부 창출의 주역이고, 정권실세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기 때문에 조용하게 선거 치르긴 애당초 어려운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지적에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장단이 맞아야 된다. 야당이 판을 벌리면 여당도 거기에 판을 벌려줘야 소리가 나는데 저는 그렇게 말려들지 않겠다. 그건 은평구 주민이 바라는 바도 아니다”고 답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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