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 13명 후보 선거 레이스 돌입
‘책임총리제’ 친이-친박 이견 드러내
전용혁 기자
| 2010-07-07 13:10:36
[시민일보] 7.14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일주일 가량 앞두고 출마를 선언한 13명의 후보들이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에 돌입했다.
후보들은 지난 6일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8일 강원권, 9일 부산·울산·경남권, 10일 광주·호남·제주권, 11일 대전·충청권 등 5개 권역별로 정책발표회를 갖고, 각 방송사 토론회도 실시할 계획이며, 각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 홍준표 의원과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안상수 의원은 “홍준표 후보가 계속 저를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제가 현재 1등으로 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7일 오전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 평가에 대해 “저를 흠집내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자신에 대한 평가와 관련, “두 번 의 원내대표를 하면서 친박의 협조를 받아 정권 창출을 했고 두 번째 원내대표 할 때도 친박의 협조를 받아 미디어법 4대강 예산을 통과시켜서 정권을 안정시켰다”며 “오히려 제가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가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친박-친이 화합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박계 여성 후보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는 나경원 의원은 “야당처럼 무조건 밖에다 소리만 내는 것은 맞지 않다”며 “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여당은 국정운영에 있어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해야 되는 것이고 국정방향이 잘못됐을 때는 분명히 그 부분을 지적해야 되는데 그걸 야당의 방식으로 하는 것은 여당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당내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은 당내 친이-친박 갈등에 대해 “제가 대표가 되면 대통령께 직접 말씀드릴 것인데 박근혜 전 대표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최수호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싫어서 민주당 줄 수 있냐, 지금 그런 길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과거 이회창 후보 싫어서 DJ에게 줬던 YS 시절, 그 시절로 돌아가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한나라당의 고질적인 계파 싸움은 그 시작이 공천 파동에서 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공천으로 해결돼야 하고 일단 제도적 측면에서는 국민 경선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에 대해 “소위 앞서 있다고 하는 분들은 벌써 몇 개월 전부터 선거운동을 하면서 위원장님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밥 먹고 술 마시는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런 한나라당이 쇄신하겠다고 이야기 하면서 이런 태도를 보이고 잇는 것을 보며 정말 심각한 우려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분들이 당의 대표가 되겠다고 하니 암울하다”고 비판했다.
지명직 최고위원 제의를 거절하고 선출직에 도전한 김대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호남이 똘똘 뭉치고 뭔가를 한나라당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만 끝나면 호남에 지명직 최고위원을 주는데 이건 호남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호남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하나의 상처”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진정성을 갖고 호남에 다가간다면 호남 사람들은 이번과 같이 한나라당에게 문을 활짝 열 것”이라며 “정말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선출직 최고위원으로 뽑아줘야지, 지명직 최고위원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 후보들은 최근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책임총리제’에 대해 계파간 이견을 드러냈다.
안상수 의원은 이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총리는 정치적 정무 감각이 뛰어난 분들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적합하다고 보고 앞으로 그 부분에 관해 두 분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책임총리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통령께서 모든 것을 직접적으로 전면적으로 챙기는 것으로 인해 사실상 사각지대도 생기는 부분이 있고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분도 있다”며 “책임총리제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 의원 역시 “권력은 나누면 작아지는 게 아니라 더 커진다”며 “아주 훌륭한 총리를 모시고 그 총리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책임 총리제는 대통령 집권 후반기에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데도 그렇고 국민들 보시기에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말만 나오고 이번에도 끝나면 말 안 나오니만 못한데, 이번에는 말 나온 김에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성헌 의원은 “원칙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명백한 대통령 중심제이고 총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이며 국민의 선택을 직접 받지 않는다”며 “국민의 직접 선택에 의해 운영되는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임기 후반기에 레임덕을 막아보겠다는 취지일 것 같은데 그렇게 한다면 이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이고 직무유기”라며 “국정 운영 철학과 방식을 국민의 뜻에 맞도록 고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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