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개각은 실세 전면배치 내각”
고성국 박사, “김태호, ‘박근혜 대항마’...쉽지 않을 것” 전망
고하승
| 2010-08-09 11:50:37
[시민일보]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8.8 개각에 대해 “실세 전면배치 내각”이라고 평가했다.
고 박사는 9일 SBS라디오 와의 인터뷰에서 “친위내각이 구성이 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새로 등용된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바뀔 거라고 예상했는데 바뀌지 않고 유임된 사람들도 중요하다. 외교안보통일 라인이 전원 유임됐고, 또 국토해양부 장관이나 환경부 장관 같은 4대강 관련 장관들도 전원 유임됐다”며 “그래서 대북정책이나 4대강 사업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를 다시 한 번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런 의미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런가하면 이재오 장관의 기용 같은 것은 집권 후반기에 한 치도 흔들림 없이 국정운영을 전방위로 다 커버해보겠다. 이런 의지가 분명히 보인다”며 “그런 점에서 매우 강력한 내각이 출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 박사는 김태호 총리 발탁에 대해 “김태호 지사가 지역적 관심을 넘어서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관심을 보이게 된 것은 지난번에 갑작스럽게 불출마 선언을 한 때부터다. 경남지사 재선을 한 젊은 지사가 당연히 3선으로 도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고, 그리고 3선 도전하면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고 하는 게 당시 여론이었는데 갑자기 불출마 선언을 해버렸다. 그 불출마 선언 때문에 경남지역을 한나라당이 잃어버렸다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불출마 선언을 했을까?”라고 반문한 후 “뭔가 대통령과 내밀하게 서로 주고받은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예컨대 중앙무대의 중용이라든지, 그때부터 늘 잠재적으로는 총리 후보다, 장관 입각 후보다, 또는 차기 대권 후보로 친이계가 주목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재오 의원이 특임장관에 깜짝 발탁된 것에 대해 “과연 이재오 장관이 당-정-청과 주류들 간의 소통은 전혀 문제없이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야당과의 대화, 국민과의 대화를 잘 할 수 있을까? 또는 친박계 간의 대화를 제대로 잘 할 수 있을까?”반문하면서 “지금까지 이재오 내정자가 보여준 행보에 비쳐볼 때는 그렇게 쉽게 낙관하기 어렵다”고 역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어 그는 “그런 고유의 역할을 잘 못하는 사람이 왜 특임장관이 돼야 되냐. 역시 대통령의 특명사항을 정말 힘 있게 추진하기 위한 특임장관 아니냐, 이렇게 의미가 제한된다면 이재오 장관의 앞으로의 행보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점에서 저는 사실 어느 때보다도 이재오 내정자가 어려운 시험을 앞두고 있는 처지가 됐다”고 해석했다.
그는 대표적인 친박계로 꼽히는 유정복 의원이 이번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 “이것은 분명히 친이-친박간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어보자고 하는 일종의 컨센서스가 있는 상태에서는 좋은 시그널”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간의 화해가 자동적으로 되는 거냐, 그건 절대로 아니다. 다른 문제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를 동반자로 진정성을 갖고 대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는 평가할 수 있지만, 그러나 결국 친이-친박 갈등 해소의 키는 여전히 이명박 대통령이 갖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두 사람이 회동을 했을 때 과연 대통령께서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진정성을 다해서 국정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설명하고, 설정하고, 앞으로 그걸 하겠다고 하는 의지를 잘 보여줄 수 있겠느냐. 여기에 따라서 결정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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