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개각, 친위내각 퍼즐 화룡점정?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 ""실세 전면배치…이재오 장관 기용은 국정운영 전방위 커버 의지"""

고하승

| 2010-08-09 15:30:04

[시민일보]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8.8 개각에 대해 “실세 전면배치 내각”이라고 평가했다.

고 박사는 9일 SBS라디오 와의 인터뷰에서 “친위내각이 구성이 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새로 등용된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바뀔 거라고 예상했는데 바뀌지 않고 유임된 사람들도 중요하다. 외교안보통일 라인이 전원 유임됐고, 또 국토해양부 장관이나 환경부 장관 같은 4대강 관련 장관들도 전원 유임됐다”며 “그래서 대북정책이나 4대강 사업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를 다시 한 번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런 의미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런가하면 이재오 장관의 기용 같은 것은 집권 후반기에 한 치도 흔들림 없이 국정운영을 전방위로 다 커버해보겠다. 이런 의지가 분명히 보인다”며 “그런 점에서 매우 강력한 내각이 출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 박사는 김태호 총리 발탁에 대해 “김태호 지사가 지역적 관심을 넘어서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관심을 보이게 된 것은 지난번에 갑작스럽게 불출마 선언을 한 때부터다. 경남지사 재선을 한 젊은 지사가 당연히 3선으로 도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고, 그리고 3선 도전하면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고 하는 게 당시 여론이었는데 갑자기 불출마 선언을 해버렸다. 그 불출마 선언 때문에 경남지역을 한나라당이 잃어버렸다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불출마 선언을 했을까?”라고 반문한 후 “뭔가 대통령과 내밀하게 서로 주고받은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예컨대 중앙무대의 중용이라든지, 그때부터 늘 잠재적으로는 총리 후보다, 장관 입각 후보다, 또는 차기 대권 후보로 친이계가 주목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고 박사는 ‘김태호 전 지사의 총리 기용이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친이계 대항마로서 차기 대통령 후보까지 생각하고 선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친이계 일부에서는 대놓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친이계 소장파 의원들이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까 친박계 쪽에서도 굉장히 경계하는 눈빛을 거두지 않고 있다”고 동의하면서도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항하는 여야의 여러 주자들이 박근혜 전 대표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중적인 지지, 국민적 지지가 그만큼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럼 김태호 지사는 중앙무대에서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사람이다. 아무리 총리로 임명받았다 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국민적 지지를 10%대, 20%대로 끌어올린다고 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더 나아가서 대통령 후보가 된다는 뜻은 당내 경선에서 이긴다는 뜻인데, 당내에 강력한 조직을 구축할 수 있어야 된다. 단순히 저 사람이면 한번 해 볼만하다는 정도의 기대만 가지고서는 표가 되지는 않는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 놓았다.

특히 그는 이재오 의원이 특임장관에 깜짝 발탁된 것에 대해 “과연 이재오 장관이 당-정-청과 주류들 간의 소통은 전혀 문제없이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야당과의 대화, 국민과의 대화를 잘 할 수 있을까? 또는 친박계 간의 대화를 제대로 잘 할 수 있을까?”반문하면서 “지금까지 이재오 내정자가 보여준 행보에 비쳐볼 때는 그렇게 쉽게 낙관하기 어렵다”고 역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어 그는 “그런 고유의 역할을 잘 못하는 사람이 왜 특임장관이 돼야 되냐. 역시 대통령의 특명사항을 정말 힘 있게 추진하기 위한 특임장관 아니냐, 이렇게 의미가 제한된다면 이재오 장관의 앞으로의 행보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점에서 저는 사실 어느 때보다도 이재오 내정자가 어려운 시험을 앞두고 있는 처지가 됐다”고 해석했다.

그는 대표적인 친박계로 꼽히는 유정복 의원이 이번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 “이것은 분명히 친이-친박간 화해의 분위기를 만들어보자고 하는 일종의 컨센서스가 있는 상태에서는 좋은 시그널”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간의 화해가 자동적으로 되는 거냐, 그건 절대로 아니다. 다른 문제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를 동반자로 진정성을 갖고 대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는 평가할 수 있지만, 그러나 결국 친이-친박 갈등 해소의 키는 여전히 이명박 대통령이 갖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두 사람이 회동을 했을 때 과연 대통령께서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진정성을 다해서 국정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설명하고, 설정하고, 앞으로 그걸 하겠다고 하는 의지를 잘 보여줄 수 있겠느냐. 여기에 따라서 결정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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