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잇단 舌禍로 낙마할까(물음표)
고하승
| 2010-08-15 14:09:50
[시민일보]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잇단 설화(舌禍)로 인해 중도 낙마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거액차명계좌 기인자살’ 요지의 발언으로 야권과 여론의 몰매를 받으며 사퇴압박에 몰렸는가하면, 천안함 유족들의 감정표출 방식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네티즌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심지어 이상득 이재오 등 현 정권 실세에 줄을 서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 이상득-이재오 줄대기= 조 청장 내장자가 “승진을 하려면 이명박 대통령 형 이상득 의원이나 실세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을 통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15일 뒤늦게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조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인 지난 2008년 3월 10일, 부산경찰청장 부임 인사차 출입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총경 인사는 적체돼 있다. 2001년 부산에서 경정으로 승진한 사람이 올해 총경으로 승진하기는 어렵다"며 "승진을 하려면 이재오 의원이나 이상득 의원을 통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들에게 줄 대는 사람이 많을 테니 1~2순위로 대지 않으면 그마저도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내정자는 "정치권 등에 줄대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원칙에 어긋난 승진 인사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이 마치 정치권에 줄대기를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보도되었다"고 언론을 탓했다.
◇노무현 차명계좌 발견=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노무현 전 대통령 거액차명계좌 기인자살’ 요지의 발언이 야권과 여론의 잘타를 받고 있다.
그는 2010년 3월 말 서울경찰청장 당시 서울경찰청 대강당에서 1000여 명의 기동대와 전경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습니까? 무엇 때문에 뛰어 내렸습니까? 뛰어내리기 바로 전 날, 이 계좌가 발견되지 않았습니까. 차명계좌가...10만 원짜리 수표가...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이 됐는데...특검 이야기가 나와서 특검하려고 하니까 권양숙 여사가 민주당에 얘기해서 특검을 못하게 한겁니다. 그거 해봐야 그게 다 드러나게 되니까...”라는 황당한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조 내정자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처음엔 “기억나지 않는다”며 시치미를 떼다가 동영상 공개 후에야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죄에 해당된다.
이에 대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은 조 후보자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노 전 대통령과 유족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는가하면, 조국 서울대 법대교수가 지난 14일 “건달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아치 행태”라며 “(조 내정자의) 차명계좌 발언은 현 권력핵심층 등 뒤에서 칼질하고, 죽은 시체 위에 또 칼질하는 것”이라고 맹비난 했다.
뒤늦게 조 내정자가 “송구스럽다는 말씀 말고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 진심으로 송구스럽습니다”하고 사죄했으나 파문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천안함 유족 ‘동물’에 비유=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목숨을 끊은 이유가 차명계좌가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발언한 바로 그 자리에서 천안함 유족들의 감정표출 방식을 비하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조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선진국 국민이 되려면 슬픔을 승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며, "격이 높게 슬퍼할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내정자는 또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유족들이 동물처럼 울부짖고 격한 반응을 보이는 걸 언론이 보도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내정자가 말한 ‘동물’은 ‘소·돼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네티즌들은 “고인에게, 유족에게 저런 막말을 퍼붓다니 조 내정자의 속마음에는 온통 증오와 미움만 있는 듯하다”며 “저런 자에게 어떻게 우리나라 경찰권력을 맡길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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