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류현진을 괴물로 만들었나?

2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 비결은?

차재호

| 2010-08-18 16:43:43

■ 공 끝이 살아있는 묵직한 직구 위력적
■ 알면서도 못치는 명품 '서클체인지업'
■ 낙천적 성격에 마운드선 포커페이스
■ 5년차 답지 않는 베테랑 뺨치는 관록


올 시즌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는 '괴물' 류현진(23. 한화 이글스)이 단일 시즌 최다 퀄리티스타트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류현진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9이닝을 던지며 7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2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간 류현진은 올 시즌 2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찍으며 단일 시즌 연속 퀄리티스타트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류현진은 2005년 5월 12일부터 9월 8일까지 크리스 카펜터가 기록한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최다 퀄리티스타트 기록(22경기 퀄리티스타트)를 넘어섰다.

메이저리그 최다 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한 밥 깁슨이 작성한 2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인데, 이것은 이미 넘어선지 오래다.

퀄리티스타트는 공식 기록이 아니고,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집계하지 않아 세계 기록이라는 것에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퀄리티스타트를 집계하는 나라가 미국과 한국 뿐인 만큼 류현진의 한 시즌 23경기 퀄리티스타트는 세계 기록이라 볼 수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의 투구는 놀랍다. 23경기에서 180⅔이닝을 던진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64에 불과하다.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 가운데 1점대 평균자책점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탈삼진, 다승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류현진은 2006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도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묵직한 직구에 체인지업과 커브로 타자들을 요리한다. 평균 구속 145km의 직구도 일품이지만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 앞에서 타자들은 '알면서도' 당한다.

류현진의 간결한 투구폼 덕분에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이 평균 8이닝에 가까운 이닝 소화 능력을 보여주면서도 어깨 통증이나 팔꿈치 통증, 피로 한 번 호소하지 않은 것은 그의 간결한 투구폼 덕분이다.

게다가 올 시즌 좌우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서 류현진은 '최대 수혜자'가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타자들은 "좌우 스트라이크존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류현진이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로 5년차 답지 않은 관록은 류현진을 더욱 빛나게 한다. 지난해보다 노련미가 더해준 류현진은 그야말로 '철벽'이다.

류현진의 성격도 놀라운 성적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감독들은 류현진이 빨리 털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생각하는 긍정적인 성격이 그가 놀라운 투구 내용을 보여주는 비결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한다. 마운드에서 표정이 없는 것도 이런 성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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