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차기대권 경쟁 벌써 태동
"이재오 ""김문수, 후보땐 적극 지지"" 강조… 朴전대표와 갈등 예고"
고하승
| 2010-08-23 15:16:06
김문수, 김태호 총리 내정자 발탁한 MB에 연일 비난 쏟아내기도
[시민일보] 차기 대권을 둘러싼 한나라당내 친이-친박 갈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가 23일 김문수 경기지사의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이 내정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동지적 관점에서 김문수 경기지사가 대권 후보로 나선다면 적극 지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대권 후보로서의 김 지사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 "지금 그것을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훌륭할 뿐"이라며 "오랫동안 같은 생각을 해왔고, 상당히 훌륭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 측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김문수 지사는 최근 8.8 개각과 정부 정책, 개헌론 등에 대해 연일 쓴소리를 하면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 김 지사는 8.8 개각에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발탁되자 "중국의 리더십은 안정돼 있는 반면 우리는 자고 일어나면 총리라고 나타나는데 누군지 모른다"고 꼬집는가하면, 개헌론에 대해선 "지금 개헌을 하면 국론분열만 있고, 절차도 복잡해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하는 등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지사가 이처럼 연일 이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발언 수위를 높이는 것은 자신이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서는 차기주자로 생각하고 있는데, 8.8 개각에서 김 총리 후보가 기용되는 등 대권주자 무한경쟁 구도가 전개되는 데 대한 불편한 심경을 토로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김 지사에 우호적인 친이계 의원들이 최근 "김 총리 후보는 중앙정치 경험을 쌓아야 하고 차차기 도전이 맞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도 김 지사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심지어 친이(친이명박)계 일각에선 지난달 김 지사가 이 대통령과 독대했고, 그 자리에서 대권문제가 언급됐다는 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가 김문수 지사의 ‘킹메이커’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친이계의 한 의원은 "김 지사와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의 관계 설정이 주요변수"라면서도 “김 지사와 이재오 특임장관의 이해관계가 끝까지 맞아 떨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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