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속이는 일꾼에 곳간 맡길 순 없다"
이혜훈 의원, 8.8 내각 후보자들 맹비난…일각선 親朴계 반대 입장 정리 관측도
고하승
| 2010-08-26 15:22:38
[시민일보] 한나라당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26일 ‘8.8 내각 청문회’에 대해 “위장전입도, 다운계약서도, 탈세도, 논문표절도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도 다 하는데 뭐 어떠냐는 청문회 말고 불법 탈법은 물론 거짓말조차 하지 않는 그런 청문회를 기다리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하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공직자의 거짓말’이라는 글에서 “청문회 시즌만 되면 공직자의 거짓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며 8.8 내각 후보자들의 자질문제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결론부터 얘기하면 일반인보다는 훨씬 높은 도덕적 수준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주인을 속이는 일꾼에게 곳간을 맡길 순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강남에 사는 사람이 쪽방촌을 사고는 노후에 가서 살려고 아내가 샀다는 거짓말을 하거나, 국민의 혈세로 월급 받는 도청직원을 자신의 집안일 돕는 가사도우미로 쓰고도 거짓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공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주인인 국민을 속이고 공익을 희생시켜 사익을 챙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거론한 ‘쪽방촌’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를 지목한 것이고, ‘가사도우미’ 문제는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지목한 것이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친박계가 이들 후보들에 대해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친박 서병수 최고위원도 이날 한나라당 중진.최고연석회의에서 “공사 구분을 못하고 사적 이익을 위해 법을 위반할 수 있지 않냐는 도덕적 해이가 보인다”며 “결함을 결함으로 인정 못할 정도로 윤리에 둔감한 사람이라면 고위공직을 담당할 자질과 능력이 없다”고 김 태호 총리 내정자의 낙마를 주장했다.
한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같은 날 열린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불참한 것도 이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완강하게 표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이 후보자는 “BBK 수사 당시 논란이 됐던 도곡동 땅의 실소유자가 이 대통령이라는 문서를 봤다”고 주장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파면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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