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임명 강행' 후폭풍 거세다

전용혁 기자

| 2010-08-31 16:28:37

유시민 전 장관 "범죄행위 있는 사람 임명 못한다 李 대통령이 끝까지 밀어붙인 것"
박영선 의원 "가시방석 앉아 있다고 생각할 것 G20 정상회의 차질 생길까 침묵"
천호선 최고위원 "李 대통령 세운 인사기준이 문제 경찰청장 자리는 절대로 안 된다"

[시민일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임명 강행을 두고 야권의 반발이 거세다.

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임명철회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특히 국민참여당은 조 청장의 파면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가는 등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장관은 31일 오전 CBS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조현오씨가 사퇴할 때까지, 경찰총수로서 자질이 없는, 또 범죄행위가 있는 사람을 경찰청장으로 임명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그러면서 “경찰총수로서는 아주 적합하지 않은 분을 이명박 대통령께서 자기가 신뢰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끝까지 밀어붙인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부분이 자신이 있으니 임명한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보면 철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홍준표 의원이 몇 년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축하금으로 당선자 시절 수천억 받았다고 무기명 CD 복사본까지 들고 나왔는데 그게 전부 가짜 CD로 밝혀진 사건이 있었다”며 “이분이 워낙 개성이 강하셔서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따라가기 어려운 파격적 주장을 평소에 많이 하시는데 (이번 발언도)그런 정도로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당 천호선 최고위원 역시 홍준표 최고위원의 이같은 발언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천호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최고위원이 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하고 정치적 반대세력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 약삭빠르게 동조해서 마치 차명계좌가 사실인양 망언을 했다”며 “정권 차원의 이런 의도를 간파하고 앞장서서 동조하고 나서는 정말 나쁜 정치인이다. 정치를 왜 그렇게 하는지 안타깝다”고 질타했다.

그는 여당에서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현재 수사기록만 봐도 차명계좌 같은 것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현오 청장의 발언이 거짓이라는 것은 바로 확인되는 것”이라며 “검찰이 그것을 공식적으로 과정을 거쳐주기만 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대해서는 “인사 실무자나 시스템 문제도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 자체가 세운 인사 기준이 문제”라며 “저는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보지만 형식적 사과보다는 실천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조현오씨 같은 분에게 국민생활에 막대한 공권력을 가지고 개입할 수 있는 경찰청장 자리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만약 이 임명이 된 상태에서 앞으로 조현오 청장이 그런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그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도 조현오 경찰청장 임명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조현오 내정자는 국민들이 이미 치안 총수로는 부적격한 사람이라고 판정을 내렸는데 내정이 어제 강행된 것”이라며 “아마 (조 내정자는)가시방석에 앉아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조현오 청장의 명예훼손 고소 문제가 앞으로 법정으로 비화가 되면 과연 이 분이 얼마나 오래 하실 수 있을까 생각된다”며 “민주당에서는 G20 정상회의가 11월에 열리기 때문에 이번에 경찰청장 내정자를 바꾸게 되면 차질이 있게 될까 하는 우려에서 우리는 침묵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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