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고시 2부 시험 합격자 40% 이상 고위직 자녀

홍정욱 의원, “국민정서상 결코 수용 어려울 것, 선발 과정 투명했는지 의심”

전용혁 기자

| 2010-09-05 09:51:36

[시민일보] 외교통상부의 외무공무원 선발시험 중 하나인 외무고시 2부 시험 합격자의 40% 이상이 고위직 외교부 직원의 자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홍정욱(서울 노원 병) 의원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교통상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홍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총 22명을 선발한 외무고시 2부 시험에서 전 장관의 자녀를 포함, 무려 9명(41%)이 전ㆍ현직 장ㆍ차관 및 3급 이상 고위직 외교관 자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무고시 2부 시험은 1년에 약 3명을 뽑게 되는데 매년 한, 두명씩 고위직 외교관의 자녀가 채용됐던 셈이다.

영어능통자 전형인 외시 2부 시험은 외국에서 초등학교 이상의 정규과정을 6년 이상 이수한 자로 응시자격을 제한하고, 시험과목도 1차 시험 2과목, 2차 시험 4과목을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1부 시험은 1차 시험 5과목, 2차 시험 6과목을 평가해 전형의 형평성 논란을 빚어왔다.

이에 외교부는 2004년부터 외무고시 2부 시험을 폐지하고 시험과목은 일반분야와 동일하나 2차 시험 필수과목을 영어로 평가하는 영어능통자 전형을 실시해 왔다.

홍 의원은 이에 대해 “언어능력과 외교적 감각을 갖춘 외교관 자녀를 역차별할 필요는 없지만 특정전형 합격자의 40% 이상이 외교관 자녀라면 국민정서상 결코 수용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이번 유명환 장관 딸의 채용과정을 보면 과연 선발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했는지도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오는 2013년부터는 외무고시가 폐지되고 ‘외교아카데미’를 통해 외교관을 서발하게 되는 만큼 차제에 제도의 투명성을 더욱 철저히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특별채용으로 외무부에 입부한 직원 7명 중에는 전 불가리아 대사, 전 코트디부아르 대사, 전 스페인 대사의 자녀 등 4명이 5급 사무관에 해당하는 2등 서기관과 과장으로 재직 중이며 3명은 퇴사를 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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