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대룰 최종 확정
정동영 ‘웃음’- 정세균 ‘시무룩’- 손학규 ‘울상’
고하승
| 2010-09-06 13:41:27
[시민일보] 민주당은 6일 당무위원회를 소집, 10·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순수 집단지도체제의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대 룰'을 최종 인준했다.
대신 후보자 난립을 막기 위해최종 후보 9명을 사전에 가리는 컷오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세균, 손학규, 정동영 고문 등 이른바 '빅3'가 지도부에 모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진 반면, 486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의 지도부 진입이 비교적 어렵게 됐다.
지도부 선출방법은 투표 70% + 당원 여론조사 30% 방안을 확정했다.
지도부 임기와 관련해서는 당권(공천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안을 채택함에 따라 당 지도부로 선출된 대권 후보는 대선 1년전에 사퇴를 해야 한다.
이 같은 전대 룰이 확정됨에 따라 정동영 손학규 정세균 등 이른바 ‘빅3’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일단 가장 실익을 챙긴 쪽은 정동영 상임고문 측이다.
실제 정 의원은 처음부터 ‘집단지도체제·전당원투표제’ 등을 주장해왔다.
정 고문이 탈당과 복당을 거치며 당내 조직기반이 상당히 와해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원 여론조사 비율을 30%나 반영할 수 있게 돼 바닥 조직력이 강한 정 의원으로선 이제 해볼만한 싸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정세균 전 대표 약간의 손해가 있었다는 평가다.
정 전 대표는 집단체제를 ‘이미 실패한 제도’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제도’라며 강한 반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을 분리해 뽑는 ‘단일지도체제’를 지켜내지 못해 주요 지지세력이자 최고위원 출마를 기대했던 486 그룹을 실망시켰다.
특히 손학규 상임고문은 자신이 요구했던 ‘대표의 총선지휘권 보장’을 확보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가장 손해를 보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민심에서 앞서고 당세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일반 여론 반영 비율을 더 끌어내지 못한 점은 ‘악재 중의 악재’라는 것.
하지만 결국 이들 ‘빅3’ 모두 당 지도부에 무난히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천정배·박주선·김효석 이인영 등 '빅3'와 경쟁해야 하는 당권 주자들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완전개방형 전당원 투표제'를 주장해왔던 천정배 의원은 일날 성명을 통해 "민주당 3대 과점주주들의 이전투구가 눈뜨고 못 볼 지경"이라며 "이들의 기득권 집착으로 당원의 권리가 박탈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그는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국민여론조사라도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박주선 전 최고위원도 이날 당 대표 출마선언문을 통해 "대권과 당권을 저울질하는 리더십, 당권을 대권의 징검다리로 여기는 리더십으로는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만들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인영 의원은 “민주당은 변화와 혁신이 절대로 필요한 때”라며 “그래서 빅3라고 이야기되는 분들 중에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 이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효석 의원도 전날 "소위 '빅3'라고 하는 3인의 기득권 구조는 더욱 고착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전당대회 규칙이 확정됨에 따라 민주당은 7일과 8일 이틀동안 후보자 등록을 받고, 오는 11일 지구당 개편대회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전당대회 일정에 돌입하게 된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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