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가을야구 '꼴데는 잊어라'
롯데, 구단 최초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차재호
| 2010-09-15 17:13:12
롯데가 3년 연속 '가을'에 야구를 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송승준의 역투를 앞세워 3-1로 이겼다.
이로써 롯데는 64승60패3무를 기록, 5위 KIA 타이거즈와의 격차를 7경기 이상 벌려 남은 6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롯데는 지난 2008년부터 3년 연속 가을 야구를 경험하게 됐다. 롯데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는 올 시즌 일찌감치 선두권 경쟁에서 탈락했다. 대신 4위 자리를 꾸준히 지킨 롯데는 순위 경쟁이 치열하던 후반기에도 꾸준히 승수를 챙기며 경쟁력을 키웠고, 결국 KIA와 LG 트윈스를 따돌리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롯데의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롯데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무려 4차례나 최하위에 머물렀고, 7위도 2번이나 했다. '8888577'. 전화번호 같은 이 숫자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최근 7년간 롯데의 시즌 최종 순위다.
하지만 2008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하면서 롯데는 확 달려졌다. 로이스터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08년부터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팀에'가을야구'를 선물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롯데가 과거의 암흑기를 완전히 씻어냈고, 꾸준한 실력을 가진 '강팀'으로 인정 받은 자격증이나 다름이 없다.
3년 연속 롯데가 4강에 오를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화끈한 방망이다. 특히, 조성환-이대호-홍성흔-카림 가르시아-강민호로 이어지는 가공할 타선은 올해 롯데를 이끈 큰 원동력이었다.
에이스 조정훈이 부상으로 일찌감치 이탈했고,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이 단 한차례도 마운드에 서지 못했지만 '핵 타선'을 앞세운 롯데는 당당히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물론, 타선의 힘만으로 롯데가 4강에 오른것은 아니다. 라이언 사도스키(9승)-송승준(14승)-장원준(11승)은 올 해 꾸준히 롯데 선발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를 선사했고, '신예' 이재곤과 김수완은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를 꿰차며 4강 싸움을 벌이는 소속팀에 큰 힘이 됐다.
앞선 2년 동안 준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는 이번 만큼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열망이 대단하다.
롯데는 3위를 굳힌 두산 베어스와 오는 29일부터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벌인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11승8패로 앞서 있어 선수단도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다.
'8888577'이라는 어두운 기억을 말끔히 씻어낸 '갈매기 군단' 롯데의 포스트시즌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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