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 구정참여 활성화 통해 행정의 민주성ㆍ투명성 높일 터"

도봉구청장 이동진

전용혁 기자

| 2010-10-31 15:05:19

[시민일보] "도봉의 청정 이미지를 정착시키고 주민 참여를 확대시켜 지역 공동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구정 운영에 주안점을 두겠습니다"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실은 다른 구청장실과 다른 구조로 눈길을 끈다.

입구에 작은 공간의 비서실이 있고, 칸막이 너머로 비서실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소통의 방’이 있다.

이 공간에서는 항상 주민의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열어 놓고 있는 담당부서 공무원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특히 한쪽 벽면에 걸려 있는 240여개의 나무조각으로 꾸며진 판넬이 눈길을 끈다.

판넬에는 이청장 취임 직후 각계 각층의 주민들이 구청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람이 적혀있는데 임기 동안 주민의 바람을 항상 기억하겠다는 이 구청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것 같다.

그 중 한 여중생이 남긴 듯한 “이동진 구청장이 있는 도봉구에 살고 있다고 자랑하게 해 주세요” 당부는 이 구청장의 가슴에 특별이 남아있는 글귀라고 한다.

이 구청장은 와의 인터뷰에서 “그 글귀를 볼 때마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주민들의 지엄한 지상명령을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이동진 구청장이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자치행정의 변화’이고 변화의 방향은 ‘주민참여’를 통해 안착시키겠다는 각오다.

이 구청장은 “구정운영에 주민참여가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며 “그래서 주민참여를 기본 골자로 한 ‘주민 참여 기본조례’를 지금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도봉구는 이미 조례 제정을 위해 주민 설문조사와 함께 두 차례에 걸쳐 시민단체 활동가, 주민 등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또 오는 5일에는 대학교수, 전문가 및 주민들과 함께 3차 간담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는 “내년부터는 14개 동 중에서 2개 동 정도를 주민 참여 시범동으로 선정할 계획”이라며 “일정한 예산을 배정해서 주민들이 동을 위한 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주민자치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 선진사회 견학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의 구정참여 활성화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높여 지역공동체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이동진 구청장의 진정성과 의지가 분명하게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구청장의 계획 중에는 아주 독특한 것이 있다.

서울 도봉구에 도시농업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그것이다.

그는 “도봉구는 도봉산을 끼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적 장점 최대한 살리려 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도시농업을 위한 기반 조성을 하려고 한다. 기존의 주말 농장과는 약간 다른 개념으로 자투리땅을 활용하고 학교 옥상과 공공시설 옥상, 공간들을 활용해서 도시텃밭들을 활성화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경작과 생산을 통한 판매수익 기대보다 주민 사이의 교감을 통한 원활한 소통과 화합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공공시설 공간을 활용한 상자텃밭 활성화로 ‘에너지 절약’이라는 부대효과와 함께, 도봉구의 친환경적 이미지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이 구청장의 전망이다.

특히 이 구청장은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사회적 기업 육성 및 지원조례를 계획하고 있어 이목을 모으고 있다.

그는 “지금 구상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은 폐식용유를 활용한 바이오디젤 생산을 위한 시설을 갖추려는 것이다. 생산기술은 일반화 되어있다. 그러나 그 활용 상황은 미진한 상황이다. 우선 관내 업소나 가정에서 폐식용유를 수거하는 체계를 활성화 시키고 더 나아가 인근 자치구까지 확대한다면 원료의 수급 문제내지는 생산된 바이오디젤의 유통문제도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여기서 생산된 바이오 디젤은 경유사용 관용차량, 또는 각 유관기관 차량에 일차적으로 공급하고, 또 어린이집, 복지관 등에도 사용될 것이다. 인근 자치구에 협조를 구해 관용차량에도 공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반 경유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예정이고, 신뢰를 구축하게 된다면 지역 내 기업체까지도 확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지역 내 고용을 창출할 뿐 만 아니라 도봉구 친환경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조 기술은 이미 바이오디젤 제조기가 시중에 나와 있어 어렵지 않다. 가정에서도 만들 수 있도록 나와 있는 상태”라며 “그런 형태의 사회적 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지원해 나갈 생각이다. 현재 법률적 문제 확인 중인데 1차적으로 가능성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진 구청장이 생각하는 ‘구청장 역할론’은 ‘코디네이터’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도봉구 자치의 주인공이고, 자신은 주인공들이 자치를 잘 할 수 있도록 옆에서 코디네이터가 되어 주고 있다는 것.

실제로 이 구청장은 “구청장은 행정의 책임자로서 공무원들의 역량을 키워나가고, 구정을 조화롭게 잘 운영해나가는 측면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주민의 자치역량을 잘 키우고 조직해서 양자 간 결합을 조화롭게 안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구청장 개인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현재 조직 개편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미 용역이 진행 중에 있다.

그는 “단순한 조직 진단이나 경영 진단 차원이 아니라, 민선 5기가 지향하고 있는 가치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가장 최적의 역량을 끌어내고, 그러려면 인원배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등 구체적인 문제, 즉 어느 부서를 없애거나 늘리는 차원의 문제가 연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공무원 내부 조직’의 문제에 대해 “공무원 사회 조직 문화는 기본적으로 위계 내지는 상명하복이 기본으로 돼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사고 자체가 아주 경직된 상태다. 각 부서별 칸막이가 상당히 높은 시스템으로 돼 있다”며 “그래서 첫 번째로 이 같은 경직성을 완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구청장은 조직내부 소통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행동을 통해 독려하고 있다.

직원들과 구청장이 1:1로 대화할 수 있는 온라인 소통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들과도 벌써 몇차례 내부 번개팅을 갖기도 했다.

그는 “부서별 미팅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변화를 기대하지 않지만 꾸준히 소통을 지속해 나간다면 장기적으로는 경직된 조직문화가 완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특히 공무원 사회에서 인사문제 가장 중요한데 인사는 무엇보다도 원칙과 기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충성도에 따른 인사 등 조직내 사기를 저하시키는 기존의 관행이 주도하는 병폐를 개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누구나 100% 공감하는 인사는 없겠지만 그러나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고 거기에 충실한 인사원칙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평가의 틀, 이런 것들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금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구청장은 최적의 자리에 필요한 최고의 인재를 찾아내기 위한 ‘입체형 인사평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행자부 다면평가 시스템이나 서울시 인사 시스템보다 진전된 내용의 프로그램”이라며 “특허도 낼 생각”이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입체형 인사평가 시스템’에 대해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전직원에 의한 전직원의 역량 평가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며 “현부서 직원과 근무경험이 있는 직원들이 상,동,하급자 별로 일정비율을 유지하도록 평가자를 설정하여 ‘10명을 평가하고 10명으로부터 평가받는’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의 장점에 대해 이 구청장은 “평가자 짐작이 가능한 현행 다면평가시스템의 폐단을 극복하게 될 것”이라며 “평가자를 추측조차 할 수 없는 고난도 평가자 선정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입체형 인사평가 시스템’은 ▲부서별 평가 항목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며 평가 결과가 왜 그렇게 나왔는지를 공지하여 부족역량 증진 방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 ▲2년간 평가결과 추이를 제공하여 역량의 증진현황을 스스로 알게 해 주는 기능 ▲부서별 보유역량 현황을 알려주는 기능 ▲평가분야별 직급별 우수직원을 추천하는 적재적소 인사추천 시스템 ▲평가 기간 중 실시간으로 평가자의 참여 촉구 등 통신기능 ▲평가의 원칙을 현격히 지키지 않는 직원에 대한 주의 촉구 및 평가 권한 유보기능 ▲전직원 비상연락이 가능한 통보기능 ▲직급별 보유역량 점수 및 순위 제공 기능과 방법 선정기능 ▲평가자별 취향에 맞는 평 ▲특정 집단이나 부서별 이기주의를 넘는 4차에 걸친 평가 점수 조정기능 ▲평가 시기별 각종 통계 자료 제공 기능 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지난 9월 13일 6급 이하 인사는 이 구청장이 천명한 대로 원칙과 기준을 공개하고 철저히 이에 준하는 인사가 단행됐다는 평가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반영한 인사원칙이 파격적이긴 했지만 조직내 인사 불만을 없앴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 이 구청장은 “3년 이상 한 부서에서 근무한 사람은 모두 예외 없이 전보시켰고, 동에서 근무하던 3년 이상은 모두 본청으로 이동, 소위 선호 부서간 전보는 금지시켰다. 6급 무보직자는 격무부서나 동 주민센터에 배치하고, 핵심부서인 총무과 감사과 등은 2년 근무(타부서는 3년 적용) 이상자 전보발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객관적 기준과 원칙을 정해서 비밀리에 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하려고 노력했다”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런 기준 정하고 그대로 인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들이 인사 공정에 신뢰를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공한 인사를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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