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청장 인터뷰

전용혁 기자

| 2010-11-09 13:36:51

"주민의 경제적 빈곤 뿐 아니라 정신적 빈곤까지도 세심하게 보듬고 치유하는 구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은 8일 '복지의 개념'을 묻는 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사람으로 대접을 받는 게 진정한 복지”라며 “주위를 둘러보면 경제적 빈곤 못지않게 정신적 빈곤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의외로 많은데 어렵겠지만 정신적 빈곤 부분을 채워주는 구청장이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 주민복지를 깊이 고민하는 일단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그는 “일반적으로 복지를 가난한 사람에게 베푸는 시혜 정도로 생각하는데, 퍼주는 개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좋은 사회, 우리가 말하는 선진사회라고 하는 것은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담아낼 수 있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이 부분은 돈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며 "구민들이 밝고 새롭게 변화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프로그램 등을 만드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박 구청장은 “취업박람회장에서 내손을 꼭 잡고 간곡히 일자리를 부탁하는 주민들부터 자녀를 구립어린이집에 보내기위해 오랫동안 대기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어머님들에 이르기까지 구 행정에 대한 주민 기대치가 지난 3기 때보다 훨씬 높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구청장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앞으로 4년 동안 일자리, 교육, 주거, 의료, 노후 등 5대 분야에 걸친 다양한 안심정책을 통해 다 함께 잘 사는 복지 마포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상급식 실시'에 대해서도 박 구청장은 강한 소신을 피력했다.
현재 상황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지금이야말로 반드시 무상급식의 고리를 걸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처음부터 (무상급식 문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 했다. 만만치 않다고 보고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생각보다 현실이 더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무상급식을 선택이 아닌 필수 사업이라는 관점으로 봐야한다. 특히 친환경 무상급식은 선택적, 차별적 교육복지에서 보편적 교육복지로 나아가는 공교육 혁신의 첫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가야하지 어렵다고 포기하면 복지에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성장도 중요하지만 성장 못지않게 분배가 중요하다”며 “최근에 이발소에 갔다가 ‘무상급식은 공산주의 되자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는 주민을 만났는데 그냥 웃고 말았지만 씁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포구는 를 제정, 입법예고를 마치고 구의회에 상정한 상태다.
우선 내년 3월부터 관내 21개 공립초등학교 학생 중 일부 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 2011년부터 점차적으로 확대해 2012년 이후에는 초등학교 전 학년은 물론 중고등학교까지 단계별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공사립 초등학교 전 학년 학생 21,100여명에 대한 우수농축산물과 친환경쌀 지원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올 11월에는 학교 급식 등 지원을 위한 심의사항을 의결하게 될 부구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급식지원심의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박홍섭 구청장은 “친환경 무상급식은 구의 의지만으로는 성공적인 추진이 어렵고 서울시 및 서울시교육청과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관계기관과 협의는 물론 향후 초등학교 학교장, 영양(교)사와 학부모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친환경 무상급식의 대상 선정 및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배개념’이 밑바탕에 깔린 '일자리 창출' 움직임에서조차 박 구청장의 소신행정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박 구청장은 연간 2,500개, 임기 중 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 7월 16일 첫 인사발령을 단행하며, 기존의 1개 팀이었던 일자리종합대책추진반을 3개 팀으로 조직을 크게 확대강화한 것도 이같은 박구청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또 구청장 직속기관인 일자리창출위원회 구성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입법예고를 거쳐 구의회에 상정한 상태다. 이 위원회는 지역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취업알선, 교육훈련 및 창업지원 등의 자문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일자리 공시제’를 도입해 지역 주민들에게 임기 중에 추진할 일자리목표와 대책을 12월에 공시하고, 2012년 2월부터 매년 추진성과를 공표하게 된다.
박 구청장은 “사회적 기업 발굴 육성지원을 위해 내년부터 연2회 사회적기업 박람회를 개최하고, 사회적 기업 CEO 경영스쿨을 연1회 개최하는 등 현재 예비사회적기업을 포함해 관내 53개인 사회적기업을 내년까지 70-80개로 늘리기 위한 마포형 예비사회적기업을 발굴?육성할 계획”이라며 “청년 미취업자를 위한 중소기업 청년인턴 사업도 내년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구직자와 구인업체간의 만남의 장인 취업박람회도 지난 7월부터 9월30일 4050채용박람회까지 3회 개최 했으며, 오는 11월에도 녹색성장에 초점을 맞춘 청년층을 위한 취업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박 구청장은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서는 지난 7월 장애인 채용박람회를 개최했으며, 10월 22일에는 구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이 파주시에 있는 에덴복지재단 산하 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 협약으로 2011년 1월 개원 예정인 장애인고용사업장에서 관내 중증장애인 30~40명이 일할 수 있게 된다.
박 구청장은 “일자리는 관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관 개입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마포의 성장 거점 지역인 4곳에 대해 개발이 빨리 이루어지도록 행정적으로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다. 그 대신 기업은 관내 주민에게 일자리 보장해주는 것이 윈윈이고 공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문제에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박 구청장은 “친환경이 대세”라며 “바쁜 도시민들의 몸과 마음의 휴식처가 될 수 있는 녹지 공간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2012년 말까지 경의선 용산구민센터~가좌역 간 지상부를 선형의 테마공원으로 조성하게 된다. 기존 철도로 단절된 녹지축을 복원하여 생태축을 회복하고 쾌적한 공원으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 경의선 가좌역~DMC역 구간도 한국철도시설공단과의 지속적 협의를 통해 경의선 지상부 공원화사업 대상지에 포함토록 해 불광천과 연계된 녹지축으로 복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소통’을 실천에 옮기는 구청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마포구는 주민과의 다양한 쌍방향 소통채널로 눈길을 끌고 있다.
구청장과 구민이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감한 데이(day)' 제도도 주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구청장의 적극성에 힘입어 발족됐다.
박구청장은 “지난 8월부터 한달에 두 번, 구민들을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를 운영하고 있다”며 “요즘은 민원이 복잡, 다양해지면서 구와 구민 간의 이해 부족으로 인한 갈등이 증가하고 있어 직접 구민과 만나 의견을 듣고 고충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방적으로 군림하는 공직사회는 더 이상 구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구민의 지지와 협조 없이는 구정의 효율성과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에 구청의 문턱을 스스로 낮추고, 구민과 대화하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주민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구정신문 내고장마포와 마포 i-TV, 뉴스레터격인 PCRM(고객맞춤형 정책서비스)와 온라인 설문조사 시스템, 구청 홈페이지 및 블로그 등도 박구청장의 소통 행보를 돕는 조력자들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소통하려는 의지를 구청장을 비롯하여 공무원들이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라며 “직원들과 끊임없이 토론하고 실천하며 소통하는 구청장이 됨은 물론 구민들이 구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구민제안제도 활성화 등 참여하는 지방자치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인터뷰 서두에 “작년 12월 까지만 하더라도 이 자리(구청장)는 내가 나설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금년 1월 16일 여러분들의 권유를 받고나서 마음이 흔들렸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나보다’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기왕에 주어진 기회 앞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소신껏 명예롭게 구정에 임하겠다는 생각이다"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5대째 마포를 지키고 있는 마포토박이 답게 누구보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깊은 그의 속내를 느끼게 하는 발언이었다.
그래서일까? ‘40만 마포구민이 더불어 잘사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그의 다짐에 신뢰와 기대감을 싣게 되는 것 같다.
진용준 기자 jyi@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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