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연평도 포격' 대국민담화 여야 엇갈린 반응

한나라 '환호', 민주당 '냉소'

고하승

| 2010-11-29 14:47:22

[시민일보]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연평도 피격사태에 대한 대국민담화를 보는 여야의 시각은 뚜렷하게 갈렸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명확하게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전달했다고 본다"고 높이 평가한 반면 민주당 등 야권과 시민단체의 반응은 대체로 냉소적이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진행된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질문에 "간결한 담화문이었다"며 이같이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무대책과 강경기조만을 확인시킨 담화"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담화는 현 국면을 타개하고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미흡한 담화"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담화문에는 어떻게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북한의 도발을 막을 것인지, 연평도 피해주민에 대한 대책을 어떻게 강구할 것인지 구체적인 언급이 전혀 없다"며 "매우 잘못된 상황인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평화를 위해서는 악마와도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이 생각난다"면서 "과거 민주정부는 두 차례의 북의 도발에 강력한 초기대응으로 확전을 막고 동시에 비상대화채널을 가동해 국민을 평화 속에 지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변인은 "비상시 어떠한 대화채널도,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강경한 말잔치에 불과한 것은 전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도박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자유선진당도 “대국민 사과 외에 별다른 내용이 없는 허탈한 담화였다”며 “실효성 있는 대책 없이 언제까지 말로만 단호한 응징을 이야기하고, 대국민 사과를 할 것이냐”고 비난했다.

시민단체들 역시 부정평가가 주를 이루었다.

시민단체들은 대체로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를 내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대통령이 천안함때도 비슷한 발언을 했었다"며 "원론적인 언급보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과 대책 등의 내용을 발표에서 담아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진보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의 담화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질적, 근본적 처방에 대한 방안제시와 실천 의지가 없다"며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없는 대단히 실망스런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보수성향의 국민행동본부도 "현재 진행중인 연평도에 대한 북한군의 포격과 협박에 대한 대책은 밝히지 않았다"며 "말 대신 행동으로 보여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이번 도발은 없었던 걸로 하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것인지 애매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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