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연극’으로 뜨거운 감동 선사

‘이기동 체육관’ 오는 31일 개막

차재호

| 2010-12-19 17:02:25

영화배우 김수로(40·사진 오른쪽)와 가수 솔비(26·사진)가 링 위에서 치고 받는다.


코믹연기 전문 김수로가 연극 ‘이기동 체육관’에서 희망을 찾고자 권투를 배우는 시간강사 이기동이 됐다.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어리숙함과 엉뚱한 모습 말고도 진정성 있는 내면연기도 펼친다.


연기는 처음인 솔비는 ‘쌈짱’한테 졌다고 체육관을 찾은 열혈 여고생 탁지선이다. 마지막 반전이 기대되는 캐릭터다. 솔비는 “연극을 할지 뮤지컬을 할지 고민했다”면서도 “이 작품의 동영상을 봤을 때 확실히 이 작품을 해야 될 것 같았다. 복싱을 통해 다이어트와 연기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웃었다.

김수로는 탁지선 역으로 솔비를 적극 추천했다. “껌을 짝짝 씹는 역할인데 솔비가 제격일 것 같았다”고 웃긴 뒤 “연극에 출연하는 것은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다. 연기와 인생을 동시에 배울 수 있어 적극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연극무대에 오르는 것에 부담감이 있었다는 솔비는 연기논란 딱지를 얻지 않기 위해 발목 부상에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등 독기를 품었다. 곁에서 지켜본 김수로는 입에 침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칭찬 또 칭찬했다. 솔비는 권투는 땀이라고 정의했다. “원래 운동을 해도 땀이 안 나는 체질인데 이번에 권투를 하면서 땀을 정말 많이 흘렸다”는 것이다.

‘이기동 체육관’은 인생 모두를 포기해버린 관장 김정호(이기동)가 권투를 하고 싶어 찾아온 청년 김수로(이기동)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유쾌하면서 때론 감동적으로 엮어낸다. 각자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자신과 인생 그리고 세상과 맞서려고 링 위에 몸을 던진다. 그리고 오직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치열하게 주먹을 휘두른다. 이들 군상이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메시지를 생생하고 리얼하게 묘사해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뜨거운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김수로는 ‘이기동 체육관’의 마니아를 자처했다. 2009년 초연과 2010년 4월 공연을 모두 본 그는 배우들의 열정과 체육관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의 진실성에 감동, 출연을 결정했다. “연극을 몇 십번 봤는데 이렇게 솔직한 작품이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 같았다. 운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운동이 빚어내는 삶 그 자체가 중요하다”며 “연기 테크닉과 심오한 것을 끌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것 그 자체에서 감동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권투라는 소재보다는 권투로 인해 겪게 되는 인물들의 처절한 삶과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감동을 느껴야 한다”고 재차 힘주었다.

31일부터 내년 2월26일까지 서울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