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돌에 새긴 얼굴' 미술계 주목

박영택 평론가 "자연석 오브제에 '환생' 시키는 작업" 극찬

관리자

| 2011-01-30 17:10:00

[시민일보] 최근 화제가 됐던 스승과 제자의 전시회에서 제자인 권오준 작가(조소 전공)의 작품세계가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술평론가로 익히 알려진 박영택 경기대교수가 권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돌에 새긴 얼굴'이라는 평론을 통해 "도상들의 관습적 표현에서 자연주의적 발전 가능성을 보았다"며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다.
박 교수는 권 작가가 작품의 소재로 삼고 있는 수석에 대해 "돌은 태초에 생겨난 데에서 그냥 그대로 있다. 그래서 돌은 정의 의미가 있다"며 "선인들은 돌을 완상하고 돌을 즐겨 그렸다. 그런가하면 돌에 이미지를 새겼다. 돌은 유한한 인간의 삶을 대신해 영원성을 담보한다"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권 작가의 작품에 대해 "자연석 그대로에서 미감을 얻어 자연스레 얼굴의 모습으로 변화시킨 것"이라며 "인간의 살과 흙, 돌의 구분을 지워나갔던 선인들의 지혜를 새삼 환기시켜주고 있다. 또한 그(권 작가)의 작업은 허물어져가는 자연에 대한 아쉬움이 얼굴로 탄생된 것이기도 하다. 자연친화적인 그의 작업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보았다"고 극찬했다.
박 교수는 "권오준의 작업은 자연석으로 제작된 것이다. 안동 주변의 곳곳을 다니면서 다양한 돌들을 채집했다. 전문적인 수석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게는 돌을 만나고 고르는 일이 작업의 절반인 셈이다. 이미 주어진 돌 자체의 형태, 색상에 순응하며 따르는 일이 작업이기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따라서 "이른바 레디메이드 작업인 셈이다. 돌이라는 오브제에 ‘환생’시키는 작업, 돌 자체로부터 연상되고 상상되어지는 ‘어떤 얼굴’이 그의 작업의 특징"이라며 "한 사람, 두 사람의 얼굴이다. 재미있다. 돌의 표면을 응시하러 갔다가 문득 사람의 얼굴을 만난 것"이라고 소개했다.
권 작가의 작품은 안동문화활동가 서동석씨 또한 '강돌과 함께 보낸 시간을 보면서 적다'라는 평론을 내며 "비뚤어진 입, 굽은 코, 말 할 수 없이 긴 얼굴 등 형태의 기이함은 그저 이목구비가 박힌 외피일 뿐이다. 우리는 그 속에서 자연의 본성을 보고 얼굴이 드러내는 인간의 본성을 보는 것이다. 자연에서 끄집어 낸 인간 감정의 원형질이 바로 그의 작품이 아닐까 한다."고 평했다.
한편 권오준 작가는 국립안동대학교 조소 전공 출신으로, 최근 서울 종로구 월전미술재단 한벽원 갤러리에서 스승인 한국화 김규승 작가와 사제간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다.
권 작가는 이 전시회에서 물과 바람이 섞여 만들어낸 자연의 생명선이 있는 강돌을 소재로 ‘잉태’, ‘안아주기’, ‘3월의 기억’, ‘바라본다’, ‘우리동네 점순이’, ‘작은 걱정은 버려’, ‘가능성’ 등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민장홍 기자 mjh@siminilbo.co.kr
사진설명=최근 권오준 작가의 작품세계가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권 작가의 작품 중 OJ가족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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