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지금 필요한 것인지 의문"

김종인 前경제수석, 與 개헌의총 회의적 입장 표명

관리자

| 2011-02-09 11:33:00

[시민일보] 국회 헌법연구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한나라당의 개헌 의총과 관련, 9일 “현재 상태에서 꼭 개헌이 필요한 것에 대해서 저 자신도 상당히 회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내 대표적 개헌론자인 김종인 전 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개헌이 이뤄져야 할 것 같으면 일반 국민들이 개헌에 대한 관심이 증대 돼야 되는데, 일반 국민들은 별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87년 개헌 때는 일반 국민의 열망이 직선제 개헌을 해야 되겠다고 하는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겠다는 그런 열망으로 인해서 개헌이 이뤄진 건데, 현재 상황에서는 헌법이 잘못돼서 국가 운영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 시점에서 (개헌이)꼭 필요한 건지 필요하지 않은 건지 제가 보기에는 헌법상에는 국가 운영에 별로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법 조문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헌법을 운용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이렇게 보시는 거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실질적으로 그런 거”라고 답변했다.


특히 그는 개헌론자들이 내세운 명분에 대해 “개헌을 주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간헐적으로 내각제가 좋고 내각제를 하는 나라가 선진국이고 대통령제를 하는 나라는 마치 부패한 나라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며 “실질적으로 보면 대통령제를 가장 잘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이 부패한 나라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개헌을 위해서 내놓는 명분이 일반 국민이 모두가 납득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명분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개헌론자들이 ‘지난 87년 개헌 이후에 너무 시간이 많이 지나서 지금 세상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으니까 새로운 세상 흐름에 좀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말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말”이라며 “세상 흐름과 헌법이 맞지 않는 것이 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대선과 총선 시기를 맞추는 문제에 대해서도 “대선과 총선 시기도 꼭 맞춰야 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서 총선이 대통령 임기에 중간 중간에 껴서 이뤄져서 대통령의 업무에 대한 평가도 할 수 있고, 통제장치의 기능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꼭 일치시킨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김 전 수석은 지난 2008년 출범한 헌법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개헌과 관련해 1년간 활동한 후에 2009년도에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보고서에는 대통령 총리의 이원정부제, 또 4년 중임 정부통령제 등 2개의 안을 복수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수석은 “저희는 이원정부제라는 말을 쓰지 않고 분권형 권력구조 라고 얘기 했는데, 거기서 엄밀하게 볼 것 같으면 내각제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을 직선한다는 것 외에는 실질적으로 내각제”라고 강조했다.


김 전 수석은 ‘당시의 이런 보고서를 낸 건 2009년 당시에 개헌의 필요성이 있어서 이런 보고서가 나온 것 아니냐’는 물음에 “2008년에 심의를 시작할 적에 그때는 이것을 조기에 심도 있게 논의를 해서 한번 개헌을 국회에서 시도해 보겠다고 해서 그것을 시작했던 건데 그 당시에는 국회가 그것을 하려고 하는 열의가 없었다. 그래서 시간을 다 놓쳐버린 것”이라며 “이제 와서 대통령 임기 2년 조금 남은 것 가지고 금년 한 해 동안 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각 정파 간에도 전혀 의견 접근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개헌이 이루어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개헌반대론자들이 ‘개헌 논의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데 대해 “현재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무슨 계파끼리 단합을 하기 위한 하나의 모습도 보이는 것 같고, 여러 가지 현안 문제를 갖다가 조금 덮기 위한 수단으로 개헌을 시도한다고 의심도 받을 수 있고, 그런 등등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나 이렇게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한나라당 내에 친박계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있지 않나’ 이런 주장을 펴고 있는데 대해서는 “그건 당내 사정이니까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물가 문제라든지 우리나라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종 문제들이 도출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볼 것 같으면 개헌 논의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시기인가 하는 이렇게 판단을 하는 의원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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