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특권… 孫 ‘한국병 치유’ 외침
연두기자회견서 반칙없는 투명사회등 3대 실천방안 제시
관리자
| 2011-02-09 18:18:00
“아무리 일해도 가난한 사람 더 가난해… 한번 빈곤층으로 떨어지면 못헤어나와
정부·법, 국가경제 앞세워 대기업편에 특권누리고 강자독식 사회질서 만들어”
[시민일보]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0일 “한국병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영등포당사 3층 기자회견장에서 연두기자회견 통해 “전 국민이 불안계층화 되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 경제의 현실이다. 일자리가 없어 학생들이 교문 밖을 나서기를 꺼려하고, 비정규직은 900만을 넘어서고 있다. 중산층은 빈곤층으로 떨어지고, 빈곤층은 더 이상 패자부활의 기회를 찾을 수 없는 ‘생기를 잃어가는 희망 없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병’에 대해 먼저 “아무리 일해도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 지고, 중산층은 계속 줄어 빈곤층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2008년 기준으로 중산층 중에서 빈곤층으로 전락한 비율은 17%로 상승했고, 그중 오직 31%만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한 번 빈곤층으로 떨어지면 헤어나지 못한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또 “두 번째는 빈부격차의 심화”라며 “통계청의 2010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가구를 5개 계층으로 나누어 가장 가난한 계층의 순자산은 단 158만원이고, 가장 잘 사는 계층의 자산은 7억이 넘는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소득분배 역시 OECD국가 중 가장 나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를 더욱 암울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빈부의 세습”이라면서 “이것은 곧 신계급사회의 출현을 말한다. 이제 부모의 학력은 자식의 학력으로 대물림되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과 함께 빈부의 세습마저 심화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 대표는 “셋째는 반칙과 특권의 사회”라며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대기업이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재벌기업이 경쟁업체를 계열화하거나 고사시켰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정부도, 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법’마저도, 오로지 국가경제를 앞세워 대기업 편을 든다. 이것은 바로 반칙사회의 모습”이라며 “권력과의 유착으로 특권을 누리고 강자독식의 사회질서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로 이러한 모습이 한국병”이라면서 “한국병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이 꿈과 희망을 갖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한국병을 치유해 내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이룩한 경제성장조차 결국 모래위의 성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손 대표는 “작년 말의 예산 날치기는 민주주의를 정면 부정할 뿐 아니라 서민복지를 외면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켰다”면서 “한국병은 대한민국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서로 돕고 함께 사는 공동체적 성격이 강한 사회다. 인격적 존중과 평등사회의 가치가 중요시되는 공동체 사회다. 이러한 공동체적 전통이 파괴되고 공동체에 위기가 온 것이 우리나라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이날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회 ▲반칙 없는 투명한 사회 ▲외형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 추구 등 3가지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다음은 손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보편적 복지를 말씀하셨는데, 항상 대두되는 것이 재원 확보 문제다. 확보가 안 되면 포퓰리즘 문제가 나온다. 또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 인물’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박 전 대표의 복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사람 중심의 함께 가는 복지를 말씀드렸다. 사람 중심의 함께 가는 복지의 내용에 지속 가능한 복지를 말씀드렸고, 사람 중심의 재정을 말씀드렸다. 우선 증세를 논하기 앞서 재정 구조를 사람 중심으로 바꿔보자. 사회적 투자 늘리고, 혜택을 받아야할 수요자 위주로 바꿔보자. 대표적인 것이 4대강 사업인데, SOC 투자 등을 조정해서 실제로 수요자 위주의 재정으로 재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재정 전반을 검토하고, 당분간 2015년 까지는 증세없이 지출구조를 조정하고 비과세 감면을 축소하고 과세 투명성을 제고하면서 증세 수요를 최소한으로 줄여나가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복지가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이 각기 좋은 복지 정책을 내놓는 것은 좋은 일이다. 박근혜 전 대표께서도 한국형 복지 검토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좋은 복지국가의 길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야권연대 통합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셨는데, 다가오는 4월 재보선이 야권연대의 중요 변수가 될 것 같다. 연합연대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오늘을 기점으로 장외투쟁의 변화가 있는지.
▲야권 연대 연합에 대해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열린 자세로 희생과 헌신의 자세로 임할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고 민주 진보진영이 승리하는 것이 민주당의 승리하는 것이라는 자세로 임할 것이다. 김해 선거에 대해서는 앞으로 당에서 깊이 있게 검토를 하고 다른 야당과도 깊이 있는 토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다.
희망 대장정은 기본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도 그러하지만 구제역과 AI지역은 피하고 있다. 그 지역 피하는 것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중요 쟁점이 되는 것들, 제가 말씀드린 저소득층이나 양극화 문제, 차별과 특권의 문제, 이러한 사회적 주제를 갖고 우리 사회 문제를 발굴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쪽에 중점을 둘 것이다.
-개헌에 대해 민주당 쪽에서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이 불을 지피고 있는데, 개헌에 대한 손 대표의 입장과 박근혜 전 대표와 관련해 대표께서 그간 말씀을 잘 안 하시다가 올해 들어 몇 가지 말씀을 하셨는데, 그 배경과 대권 경쟁자로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평가는?
▲지금 이 시점에서 여당 일부에서 개헌 논의하는 그 진의가 무엇인지 국민은 잘 알고 있다. 개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헌을 통해 정국 돌파를 꾀하고 종국적으로 정권 연장하려고 하는 것을 국민 여러분들이 다 잘 아신다. 쓸데없는 개헌 논의 중지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더 드릴 말씀 없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듯 훌륭한 정치인이고 정치발전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해 왔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 제가 오늘 말씀드렸지만 우리사회는 이제 사회 구조적 변혁을 필요로 한다. 구시대 낡은 시대의 권위적 전제들은 쓸어내야 한다. 차별과 특권의 구조도 극복해 나가야 한다.
-취임하시면서 당의 기득권을 없애고 민주당을 하나로 만드는 것을 꼽으셨는데, 백일이 지난 지금 얼마나 잘 하셨다고 생각하시는지에 대한 자평과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에 더 치중할 것인지, 그리고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동기 감사원장 사퇴촉구 의견일치를 봤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당이 지난 10월3일 전당대회 이후 100일이 되었다. 당의 대표로서 여러 가지 미진한 점이 많고 아쉬운 점도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원동지 여러분께서 특히 지도부 국회의원이 적극 협조해 주시고 당을 이끌어주셔서 당이 하나로 되고 화합 단합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동안 대포폰 청와대 불법사찰에 대응하는 당의 단결된 자세나 4대강 예산저지하기 위해 끝까지 싸운 피나는 투쟁, 그 이후 날치기 무효화를 선언하고 국민서명 운동 전개하고 잃어버린 복지 예산 찾기 위한 당의 투쟁은 글자 그대로 단합된 모습이었고, 반서민의 본질 알리는 데 큰 역할 했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에 대해서 여당에서 조차 사퇴 내지는 거취를 분명히 하라고 사퇴촉구한 것은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회의원들이 치밀히 준비하고 적극 대응해서 정동기 감사원장 내지 다른 장관 내정자에 대한 사퇴촉구를 한 것이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에 대한 내정을 철회하기를 바란다.
-과거 노 전 대통령과 정 전 대표가 연대한 예처럼 박근혜 전 대표가 연대 제의해 오시면 할 의향이 있느냐.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제가 개인적으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이런 것은 전혀 없고, 정치에서 개인적 감정을 앞세우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이번 기자회견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이제는 구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권위주의적 잔재가 남아있고 서민을 짓누르는 정치경제 질서가 남아있고, 전쟁을 부추기고 긴장 고조시키는 사회적 분위기가 남아있다. 이명박 정권이 구시대의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 쓰고 있는 것. 민주주의가 꽃피는 사회, 중산층과 서민이 어깨를 펴는 사회, 그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정당, 지도자를 찾자는 제안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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