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영화계 현실… 최고은 감독 굶어 숨져
관리자
| 2011-02-10 15:43:00
“며칠째 아무것도 못먹어… 남는 밥 주세요”
생전에 남긴 쪽지보고 이웃이 숨진 것 발견
단편영화 ‘격정 소나타’의 최고은(32) 감독이 별세했다.
경찰은 최씨가 굶주린 상태에서 지병인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췌장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죽음에 이르렀다고 봤다.
8일 영화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석수동의 월셋집에 살던 최 감독은 지난달 30일 사망했다. 가족의 요청으로 1일 충남 연기 은하수공원에서 화장, 안장됐다.
최 감독이 남긴 쪽지를 보고 들른 이웃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쪽지에는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드려 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한 고인은 2006년 ‘격정 소나타’로 제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했다. 실수를 저지르고 잠적한 여고생이 피아노 콩쿠르에 나타나 실력을 과시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최 감독은 차기작을 수월하게 진행하지 못했고, 생활고에 시달렸다.
한편 지난해 여름 개봉한 영화 ‘마음이 2’ 예고편과 메이킹 필름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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