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천지개벽 되지않는 한 가망없다”
김용갑 한나라 고문 “이재오 주장 ‘이원집정제’ 찬성여론은 10%에 그쳐”
관리자
| 2011-01-18 18:19:00
[시민일보] “이재오 특임장관이 개헌을 위해서 열심히 뛰는데 호응도 없고 메아리도 없다. 주변에서 누가 설득 좀 했으면 좋겠다. 천지개벽이 되지 않는 한 개헌은 가망이 없다.”
“부적격자를 인사한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먼저 잘못이다. 이번 일은 청와대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문제인데 안상수가 사소한 실수로 역으로 청와대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김문수 지사의 안보관은 국방부 장관이나 통일부 장관 주장처럼 한다. 그러나 안보는 립서비스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입에 발린 소리로 큰소리친다고 되겠나?”
한나라당 김용갑(사진) 고문이 18일 이처럼 쓴 소리를 여과 없이 쏟아냈다.
김 고문은 이날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에 따른 부적격자 인사 문제에 대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 같은 문제는 부적격자를 선발한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먼저 잘못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 열심히 해서 점수를 많이 땄는데, 인사를 잘못해서 다 까먹어버렸다.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청와대가 안상수 대표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안상수 대표는 저도 국회에서 봤는데 참 좋은 사람이다. 그런데 노련미가 부족해서 사소한 실수를 자주 저질러서 자기 리더십에 손상을 입히곤 한다. 이번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문제는 조금 더 신중하게 처리했더라면 청와대에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문제인데, 역으로 공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도 사전 조율하지 못했다는 점은 섭섭한 점이 있겠지만 감정을 드러내 놓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도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며 “청와대 참모들을 통해서 대통령 손이 벌벌 떨렸다는 그런 식으로까지 표현해야할 필요가 있느냐. 너무 경직되어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레임덕 불가피론을 제기하며 탈당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수도권 젊은 의원들이 바닥 민심이 좋지 않으니까 이런 아우성을 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당과 청이 협력을 해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관계설정을 해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지, 계속 이렇게 갈등을 하면 당도 청와대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본인도 레임덕은 없다고 잘라서 얘기를 하지만, 집권 4년차가 되면 레임덕이 안 오는 것보다는 오는 것이 더 정상이다. 이건 자연의 이치다. 이것을 받아주면서 대처해나가면 레임덕을 오히려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탈당 주장에 대해서는 “언론이 너무 앞서나가는 것 같다”면서 “지금 3년이 지나고 4년에 탈당할 정도 같으면 이건 정당정치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이 장관이 ‘외교, 국방 대통령이 맡고 내치는 총리가 담당하는 이원집정제로 개헌해야만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대해 “얼마 전에 여론조사를 한 것 보니까 중임 대통령제와 현재 단임제 대통령제의 지지가 35%씩 70% 이상이 되고, 이원집정제는 10% 조금 넘고 있다”며 “유일한 이원집정제 국가인 프랑스도 실패했다고 하는데, 왜 우리가 누구를 위해서 개헌을 하고자 하는지 어떤 때는 이해도 안 가고 의심도 가고 그렇다”고 꼬집었다.
그는 “만일 이원집정제로 권력 구조가 바뀌면 국민들이 선출한 대통령은 권한이 없는 허수아비 대통령이 되고 국회에서 선출한 총리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실세 총리, 알짜 총리가 되는데 지금 우리 국민들은 국회에서 여야가 싸움하는 것도 지겨운데”라며 “정부내에서도 대통령과 총리가 갈등하면 나라가 어디로 흘러가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지금 개헌 주장은 내용도 맞지도 않고, 시기도 맞지도 않고, 또 분위기도 맞지 않다”면서 “이재오 장관이 실세 장관이라고 하더라도, 천하의 이재오 장관이 하더라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 아니겠느냐? 이재오 장관 저도 좋아하고 좋은 사람인데, 너무 앞장서서 나중에 안 되면 상당히 실망할 텐데, 주변에서 설득해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고문은 여권의 또 다른 대권주자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신년사에서 안보론을 강조하면서 국가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첫째 안보, 둘째 경제, 셋째 복지라면서 박 전 대표가 강조한 복지론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에 대해 “안보가 중요하다. 김문수 지사가 안보 활동을 열심히 하고 특히 보수층에서 하는 주장에 적극적으로 공헌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가 안보는 립서비스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입에 발린 소리로 큰 소리 친다고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반면에 박근혜 전 대표를 보면 국가 안보에 대해서는 참 말을 아끼고 있다”며 “지난번 연평대전에서 보면, 박 대표는 ‘안보는 말이 아니라 의지와 결단, 행동’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 청와대에서 영부인 생활을 하지 않았느냐? 그 때 이미 안보가 체질화 됐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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