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특사단 괴한, 알고 보니 국정원 직원

야당, 일제히 국정원 비난

전용혁 기자

| 2011-02-21 14:33:00

[시민일보]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던 3명이 국가정보원 직원임이 확인됨에 따라 파문이 예상된다.


21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정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들은 국익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특사단의 협상 전략 등을 파악하려 했으며, 직원들의 실수로 발각됐다.


남자 2명, 여자 1명의 국정원팀은 지난 16일 오전 9시27분께 롯데호텔 19층 인도네시아 특사단 방으로 들어가 노트북을 만지다 인도네시아 직원과 맞닥뜨리자 노트북을 되돌려주고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들이 입수하려던 정보는 국산 고등 훈련기인 T-50, 흑표전차, 휴대용 대공미사일 '신궁' 등 인도네시아가 수입하려는 무기들의 협상조건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이날 일제히 국정원을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 전체가 뒤숭숭하고 사회 전체가 불안하다"면서 "국정원 요원이 인도네시아 숙소에 잠입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는지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철 전략기획위원장도 "국격의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왔고, 대한민국이 두고두고 국제적인 망신을 살 일"이라며 "절차적인 정의는 아랑곳하지 않고 성과만을 내세우는 이명박식 성과 지상주의의 당연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당장 사건의 전모를 스스로가 밝히고 국정원장을 파면하는 것이 땅에 떨어진 국격을 회복하는 길"이라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국정원 직원들이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나라 망신을 시켰다”며 “호텔에 잠입한지 불과 6분 만에 첩보수집 현장을 들켰단다. 좀도둑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다. 머리카락 한 올도 남기지 말아야 할 ‘작전’에서 얼굴까지 보이며 실패한 국정원. 그런 국정원이라면 당장 해체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또 “‘정보’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자리에 앉았기 때문”이라며 “이참에 국정원장을 바꾸고, 국정원을 철저하게 다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은 국정원 개혁이 끝나기 전에는 ‘국격’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지도 마라”면서 “좀도둑만도 못한 국가정보원을 가진 나라에서 무슨 국격 타령이냐”고 질책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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