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안상수 대표 본회의 연설, 책임전가 연설”

“한나라당은 정치 선진화 말할 자격 없다”

안은영

| 2011-04-04 14:38:00

[시민일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실시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에 대해 야당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안상수 대표는 이날 연설을 통해 ‘정치선진화’와 관련, “절차적 민주주의와 다수결의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의회주의 정신이 실종된 지는 이미 오래됐고, 허위폭로와 정략정치, 물리적 폭력도 모자라 이제는 갈등을 부추기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정치문화의 대수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선진화 방안으로 ‘상향식 국민공천 제도 도입’, ‘지역 석패율제도 도입’, ‘재보선 연 1호 제한’ 등 선거제도 개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야당의 협조를 촉구하는 부분에서 야당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이끌어 냈다.

안 대표는 “국회선진화 관련 법안의 처리를 위해 노력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1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법안자동상정제도’나 ‘합법적 의사진행 지연’ 등의 제도적 장치에 대해 언제든 야당과 논의할 의향이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국회의 정당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나 물리적 폭럭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안상수 대표는 일방적 국회운영에 있어서 야당과의 대화는 뒤로 한 채 청와대의 거수기로 3년 연속 예산안 날치기를 한 전력에 대해 아무런 반성과 사과 없이 모든 탓을 야당에게 전가만 했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소통보다는 일방적 주장과 반성보다는 책임전가로 가득한 안상수 대표의 연설은 국민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멀고 자연스럽지가 않다”며 “한나라당이 진심으로 서민경제를 살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정치선진화를 원한다면 일방적인 국회운영과 청와대 눈치 보기를 과감히 탈피하고 국민들의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차영 대변인 역시 브리핑을 통해 “정치가 국가적 난제를 해소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안전판이 돼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그 걸림돌은 한나라당이며, 대화와 타협의 의회주의 정신을 실종시킨 장본인 또한 한나라당”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정치선진화를 말할 자격이 없고, 한나라당표 가짜 정치선진화 구호에 민주당과 국민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은 안상수 대표가 정치선진화 방안으로 내세운 ‘석패율 제도 도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임영호 대변인은 안상수 대표의 연설 직후 서면 논평을 통해 “안상수 대표가 정치선진화의 하나로 거론한 지역 석패율제도 도입은 오히려 정치선진화를 역행하는 제도”라며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결국은 자기 당 의석확보가 목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는 비례대표제가 갖는 직능 대표성을 말살하려는 음모이며 우리 헌법이 정한 비례대표제의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정당정치와 대의정치의 합리적인 개혁방안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정답임을 모르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안상수 대표는 ‘한나라당은 반성과 쇄신의 정치로 국민의 마음과 뜻을 대변하겠다’고 했는데 반성과 쇄신을 하겠다면서 갈등과 파란을 일으켰던 그동안의 행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며 ”정치선진화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담아 ‘새로운 한나라당의 비전’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이 아니라 여전히 앞으로 잘해 나가겠다는 추상적인 말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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