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돌이’를 아시나요?

안은영

| 2011-04-27 14: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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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요즘 세간에 유행하는 신조어 중에 ‘타운돌이’라는 말이 있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뉴타운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실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서울에는 뉴타운 공약이 광풍처럼 몰아쳤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저마다 뉴타운 공약을 내걸었고, 지역 주민들도 그런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주었다.

그런데 19대 총선을 앞둔 지금 이들 ‘타운돌이’들은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뉴타운 공약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금 뉴타운 해당지역 주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허름한 집을 헐어내고 재개발하면, 번듯한 집에서 살게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재개발 평당 보상금액은 700여만 원인데 아파트 입주에 필요한 평당 가격은 1400여만 원이라고 한다. 보상금 받은 것의 두 배를 주어야만 새집에 들어가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당장 길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쫓겨나는 주민 수가 보상비를 받아 아파트에 입주하는 주민 수보다 월등히 많다.

또 뉴타운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주민 부담금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원망의 소리가 ‘타운돌이’들을 향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서울 지역구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뉴타운 공약’에 발을 빼려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 모 국회의원은 “뉴타운 공약이 내 주요 공약은 아니다”라며 “왜 나를 뉴타운 사업 공약으로 당선된 의원이라고 지목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국회의원도 “나는 뉴타운 공약을 한 것이 아니고, 뉴타운 사업의 원할한 진행을 약속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모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나뿐만 아니라 민주당, 진보신당 등 야당 후보 전원이 뉴타운 공약을 했다”면서 “내 공약도 뉴타운 사업 진행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뉴타운을 임기(2010년 6월) 내에 50곳까지 늘리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지금은 “임기 중 추가로 뉴타운을 발표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한발 물렀다.

오히려 오 시장은 32개 지구를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하기로 하는 등 뉴타운을 축소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를 대하는 ‘타운돌이’들의 행태다.

뉴타운사업이 전국적으로 지지부진하고 주민 간 갈등이 끊이지 않자 선심성 뉴타운공약 덕을 봤던 이들이 뉴타운 지역에 특혜를 주는 이른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 한나라당 경기도당 뉴타운사업대책특위원장인 임해규 의원 등 13명은 지난 19일 재개발 조합 운영경비의 일부와 뉴타운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을 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강명순·고승덕·김금래·김선동·남경필·박보환·서상기·이범래·이애주·조문환·차명진·황우여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이에 질세라 같은 당 김성태 의원 등 11명은 지난 20일 국가나 지자체가 기반시설 비용을 보조.융자하고 조합의 기반시설 기부채납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내놓았다.

정권 2인자인 이재오 특임장관도 가세했다.

은평 뉴타운이 지역구에 포함된 이 장관은 지난 22일 뉴타운 사업의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하고, 세대수도 제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들 개정안 모두가 한마디로 뉴타운 공약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혈세로 뉴타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다.

우선 이익단체인 조합 운영비까지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이냐는 것.

그러다보니 뉴타운 공약으로 표를 얻은 국회의원들이, 사업이 좌초위기에 놓이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특혜를 주려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쩌면 무차별적인 뉴타운 공약을 남발한 책임보다, 그 잘못을 덮기 위해 뉴타운에 각종 특혜를 주려는 이런 움직임이 더 큰 잘못일지도 모른다.

이른바 ‘타운돌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판가름 날지 내년 19대 총선 결과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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