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현 지도부 대신 박근혜 전면에 나서야”

대통령 탈당론은 반대...비판하고 견인해 나가야

주정환

| 2011-11-03 12:21:00

[시민일보]10.26 재보선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은 쇄신의 폭과 방향, 대상 등을 놓고 당내 갈등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연일 막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홍준표 대표에 대한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희룡 최고위원이 사실상 당 지도부 사퇴론을 제기했고, 중립 성향의 권영세 의원도 3일 "현 지도부 가지고 계속 가는 게 맞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가세했다.

권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이같이 밝힌 후 "현 지도부를 대신해서 새로운 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홍준표 대표에 대해 “대학생들과 당원 미팅에서 말을 함부로 한 부분은 실수라고 하더라도 10.26 재보궐 선거에 대한 규정(무승부) 부분은 심각한 것”이라며 “서울이 가지는 인구 비중 면에서나 수도로서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여기서 진 다음에 기초단체장 몇 개 이겼다고 해서 이겼다고 할 수 없다. 이번 패배 자체보다도 안이한 인식이 한심하다고 평가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민들도)한나라당이 자신들이 혼난 건지 아닌 건지 구분도 못하는 것으로 보고 더욱 화나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또 “대학생들과의 미팅에서 막말 같은 경우도 홍 대표가 바로 사과하셔서 다행이지만, 일도 못하면서 대표가 품위마저 없어서야 되겠는지 이런 생각도 해 본다”며 “젊은 학생들과의 소통이라는 게 막말이라야 가능 한 것으로 착각할 만큼 젊은 층과의 괴리가 있는 대표는 아니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권 의원의 지역구인 영등포구는 강남3구를 제외하면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어떠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선전하셨다고 말씀하셨지만 우리 지역도 이기지 못했고 5%나 졌다. 그런데도 선전했다고 평가되고 심지어는 당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상황이니까 이게 매우 한심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권 의원은 홍 대표가 당 쇄신방안과 관련해 '내년 총선 공천때 법조인 출신을 대폭 줄이겠다', '젊은 남녀를 청년 비례대표로 뽑겠다' 이런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당 쇄신 방향이 공천에서 시작하는 것은 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는 민심이반은 한나라당이 앞으로 몇 개월 뒤에 있을 공천을 잘못 할 것 같아서 생긴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당내에서 일부는 재보선 패배 이후 당 개혁과 관련해서 공천 얘기부터 들고 나오는 분들이 있는데 내년 선거에 임박해서라면 모를까, 지금 국민들이 먹고 살기 힘든 판에 공천하는 게 무슨 관심이 있겠느냐”며 “공천방향보다는 당 개혁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권 의원은 개혁방향과 관련, “형식적으로는 과연 이 지도부를 가지고 계속 가는 게 맞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희룡 최고위원 등 당내 일각에서 현 지도부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 “물론 지금 현 지도부 입장에서는 3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재보궐 선거에서, 특히 서울에서 나타난 결과를 놓고 볼 때 상황이 굉장히 심각하다”며 “어떤 형태로든지 현 지도부를 대신해서 새로운 인물들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다만 그는 “그 과정에서 대권주자급 실세들이 나설 때, 조기 대권 경쟁으로 흐르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권 주자들이 전면에 나섰을 때, 상대를 흠집 내기위한 기회로 삼으면 당의 개혁도 물 건너가고 내년 총선, 대선 다 어렵게 된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론 관련해서 탈당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청와대 개편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것에 대해 “당의 자기반성이 선행이 되어야지, 청와대만 공격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며 “대통령의 최측근 분들이 잘했든 잘못했든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을 곱게 보지 않듯이 대통령을 탈당시킨 뒤에 과거 여당인 한나라당이 공격을 한다고 해서 우리 국민들께서 한나라당에게 박수를 보낼지, 그 부분에 대해서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여당으로서 끝까지 청와대와 대통령을 비판하고 견인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정몽준 전 대표가 최근 ‘현 지도부 대신 대권주자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지금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특히 박 전 대표의 경우도 지금 현 상황을 고치기 위해서는 나서시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그렇고 본인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전당대회를 통해서건 비상대책위원회의 틀을 통해서건 전면에 나서는 게 맞다”며 “박 전 대표의 경우에는 이미 검증을 받은 분이긴 하지만 다시 한 번 당의 위기를 넘어서 정치 전체가 위기상황일 때 본인의 존재, 능력을 보여줌으로서 여야 통들어 유일한 대선 주자임을 확인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현 지도부 대신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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