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미 FTA 처리 문제로 대립

안은영

| 2011-11-17 14:34:00

한나라당, 홍대표 '강행 처리' 시사
민주당, "MB 약속만으로는 안돼"
[시민일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 국회 처리 문제로 한나라당과 민주당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 처리와 관련, "민주당 요구를 100% 받아들인 상황에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오는 24일 본회의에서의 ‘강행처리’ 방침을 강력 시사했다.

홍 대표는 또 "대통령이 국회에 와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대표가 모두 있는 자리에서 FTA 처리 후 3개월 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재협상하겠다고 말했고, 어제 미국 행정부도 재협상 취지의 말을 했다"며 "그러나 민주당은 ISD 폐기 및 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받아오되 한미 양국 장관급 이상의 서면합의를 받아오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외교관례에도 어긋나는 주장일 뿐 아니라 어떻게 보면 모욕에 가까운 억지요구"라며 "우리는 이제 설득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신설될 서비스투자위원회에서 ISD 폐기 등을 논의할 수 없다”고 말한 것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여야정 협의체에서 미국 측의 반대로 재협의 부분에서 ISD를 구체적으로 넣지 못했다”고 발언한 점을 지적하며 'ISD 재협상'을 위해 미국의 문서 보장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ISD 재협상을 제안하고 미국 측도 한국 측이 제기하는 어떤 이슈도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한 것은 양국 모두 한국에 ISD를 요구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국가간 협상은 말로 시작해도 문서로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0월 30일 ISD 조항이 없는 한미간 레터를 받아왔을 때도 '왜 ISD 조항을 넣지 않았냐'고 하니까 '노력했지만 미국이 할 수 없다고 해서 안 넣었다'고 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ISD 재협상에 강한 의지를 갖고 말했으니 이제 김종훈 본부장이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도 "미국은 원론적인 이야기를 되풀이한 것으로 제1야당 입장에서는 서면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가세했다.

특히 그는 "누가 이야기했는지도 불투명한 통상 관계자의 말 한마디를 듣고서 이를 미국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모욕당하는 것"이라며 "이미 미국 USTR의 론 커크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사이 서한이 교한 된 바 있어 서면 교환이 대단한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최인기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 비준 후 3개월 이내 ISD 폐기를 위한 재협상을 약속한 것은 지난 2008년 쇠고기 협상 당시 무능한 통상관료를 보면 믿을 수 없다"고 꼽집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