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해체 방식 통합추진 반대”

박주선 의원 등 “영남 개혁세력과 통합은 어불성설”

주정환

| 2011-11-22 11:52:00

[시민일보]야권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이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의 통합 추진과정에 반대하는 당내 의원들은 22일 “실체가 불분명한 몇몇 사람을 위해서 당을 해체하는 방식의 신설합당은 민주당의 소멸을 가지고 온다”고 포문을 열었다.
최근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회의원 모임’(대표 박주선 의원)을 만든 박기춘, 조경태, 이윤석, 김희철, 김영록, 장세환, 최종원 의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의원, 지역위원장 어느 한 사람도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문제는 방법과 절차, 내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주선 의원은 “민주당 당헌에는 분명히 합당과 입당, 복당에 대한 절차가 규정이 돼 있다. 민주당에 민주주의가 없다는 말은 바로 지금 당헌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권한을 가진 지도부 몇 사람이 통합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것을 시정해서 참다운 정당을 만들고 가꾸자는 차원에서 이 모임을 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경태, 장세환은 “최근 당 지도부가 영남 개혁세력과의 통합을 얘기한다”며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문재인 이사장 등 영남 친노세력을 겨냥한 것이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노 전 대통령께서는 부산에서, 영남에서 지역주의와 맞서 싸웠다. 그 때 그들은 어디 있었는가. MB 정부가 들어섰을 때, 정권초기 4.13 총선에서 그들은 어디 있었는가.
다 숨었던 자들이, 역사 앞에 부끄러워해야 될 비겁한 분들이 고개를 쳐들고 있는 시점”이라며 “민주당을 사랑하는 영남의 유일한 의원이 당원들과 국민들께 호소하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야권 통합은 국민의 준엄한 명령, 역사적 소명이고 이 시대의 정의며, 대의이자 선이다. 이명박 부자정권의 반민주적 행태를 부정하고, 내년 대선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가장 유리한 길”이라면서도 “분명한 원칙과 기준 아래 국민 기준 아래 상식적이며 순리적으로 질서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최근 통합추진 과정을 보면 깊은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통합의 대의나 명분은 실종됐고, 특정세력 몰아주기 등 구시대적 망령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헌 당규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으며 민주당의 존재감 또한 부정당하고 있다”며 “당내 의견 수렴 과정 없이 통합의 권한이 위임된 바 없는 지도부에 의해 강행처리 되는 점에 대해 내분이 들끓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자칫 민주당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가 당원들은 물론 전통적 지지층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번져가면서 이들의 자긍심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며 “안에서는 상처가 곪아터지고 있는데도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통합, 민주당이 공중분해 되는 식의 통합, 우리는 이런 통합에는 반대한다”고 거듭 반대의사를 드러냈다.
이들은 “오늘의 민주당 위기는 민주당 스스로 자초했다. 명색이 제1야당이 서울시장 후보 하나를 못 냈으니 누구를 탓하겠느냐”면서도 “그렇다고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까지도 송두리째 부정당해서는 안 된다. 불의와 독재에 맞서 정의와 민주주의를 지켜온 민주당의 전통도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토대로 하는 환골탈태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단순한 세력 결합에만 치중하는 것은 진정으로 반성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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