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안 심사 표류

민주당 “여당 한미 FTA 날치기 사과부터 해야”

안은영

| 2011-11-29 12:03:00

한나라 “적반하장...외통위를 봉쇄한 것 누구냐”

[시민일보] 한미 FTA처리 이후 여야의 대치가 지속되면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도 표류하고 있다.

민주당 예결위원회 간사 강기정 의원은 “여당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 예결위원회 간사 장윤석 의원은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또 대의민주주의 본질을 훼손한 민주당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맞받아 쳤다.

장 의원은 29일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 전날 민주당 참여가 없더라도 여야 간에 쟁점이 없는 예산안 중심으로 심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30분 만에 정회를 한 이유에 대해 “원래 그럴 생각도 있었고 또 그렇게 해야 된다는 의원들 의견이 많았다. 그런데 개회를 했는데 자유선진당의 임영호 의원은 나오셨는데 민주당 의원 4분은 못 나오셨다”며 “우리 여당 입장에서는 최대한 야당의 정치적 입장을 이해는 하자, 그렇게 해서 좀 더 기다려 보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민주당 측에서 ‘한미FTA비준안 처리에 대해서 여당이 사과를 먼저 해라, 또 신뢰회복 조치를 알기 쉽게 보여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고 있는 데 대해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그렇게 얘기를 하는 것은 이해는 한다”면서도 “그런데 사과를 해야 된다고 그러면 민주당이 해야 된다. FTA처리를 못하도록 외통위 회의실을 한 달 가까이 점거, 봉쇄를 했잖느냐, 그래서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또 대의민주주의 본질을 훼손한 민주당이 사과를 해야 될 것이다.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여당으로서는 최대한 야당의 의견을 듣고 수렴을 해야 되겠으나 이 예산을 심사하지 않으면 지금 정부의 예산이 확정되기를 기다리는 전국의 16개 광역자치단체, 230여개의 기초자치단체에 예산이 내려가지 않는다”며 “결국은 모든 행정이 마비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에서 “지난 23일 의회주의가 부정되고 그렇게 야단이 났는데 지금 책임지는 사람 한 명 없고, 책임지겠다는 말 한마디 없는 상황이 계속 돼서 좀 답답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나라당이나 정부 여당이 자기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에 대해서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FTA 강행처리에 대한 사과를 전제조건으로 계속 내거는 것은 결국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에 빌미만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예산안은 합의 처리해야 된다, 이런 생각이 4년 내내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그동안 예산안을 3번 날치기, 또 다른 걸 포함하면 5~6회 날치기 하다보니까 한번 더하는 것도 큰 문제 있겠냐는 생각까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최소한 23일 한미FTA 상황에 대한 신뢰회복조치나 이런 것들이 전혀 없는데,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국회에 들어가서 마주 앉아서 예산심의를 한다는 건 좀 이상하다”고 반박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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