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 찬반 논란 거세져

이해영 교수 “한-EU 발효 후 흑자 감소, 이번에도 나타날 것” vs 정인교 교수 “미국 경제 어려울수록 한미FTA 중요성 더 커져”

전용혁 기자

| 2012-02-23 11:50:00

[시민일보] 정부가 한미FTA 발효일을 내달 15일로 확정하면서 한미FTA 존폐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다시금 거세게 불고 있는 상황이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와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23일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한미FTA 발효와 관련, 상반된 입장을 표명했다.
이해영 교수는 “당장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없지 않겠지만 한-EU FTA가 발효된 지 6개월 만에 우리 흑자가 45억 달러 감소를 했다”며 “한미FTA에서도 그 비슷한 추세가 나오지 않을까 매우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대측에서 독소조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ISD(투자자 국가소송제도)의 재협상 부분에 대해 “증권투자가 중요한데, 증권투자까지 감안한다면 우리나라가 미국에 800억 달러 정도를 투자를 하고 있는데 미국은 우리나라에 1700억, 200억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비교가 안 되게 미국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특히 주식투자 액수는 미국이 우리보다 5배 정도 많다. 미국이 비교도 안 되게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더 훨신 유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개성공단 상품을 한국산 원산지로 규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협정문 상에 개성이라는 표현 자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아마 개성공단 관련부분을 가장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인데, 실제로 작년 3월 오바마 대통령이 모든 북한산 제품의 직간접적 수입을 다 금지시켰다”며 “그럼에도 우리측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이번에 발효를 위한 협상에서도 개성공단 문제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FTA에 따른 미국과의 동맹 강화 전망에 대해서도 “한미 동맹이 강화되면 북한과 중국의 동맹도 강화된다”며 “그렇게 되면 오히려 한반도에서의 영구적인 평화, 안정, 화해 등은 가면 갈수록 더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찬성측 입장인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발효가 되면)협정이 이뤄지니까 우리 기업들이 협정에 정해진 특혜 관세로 수출을 할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생길 것이고 한미FTA 협정에 명시돼 있는 여러 가지 서비스 투자 또 규제 완화 지적권 보호 등이 정식으로 적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SD 재협상 부분에 대해 “정부측에서 서비스투자위원회를 결성해 ISD의 쟁점 사항을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서비스투자위원회에서 아무리 ISD 내용을 완화시킨다 하더라도 야당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쟁점은 계속 남겠지만 한미간에서는 공식적으로 서비스투자위원회를 통해 ISD 재협상 추가 수정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ISD 이행과 관련해서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가 (미국에)계속 제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한두 달내에 끝날 사안은 절대 아니다“라며 ”한미간에 시간을 가지고 협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생산품 문제에 대해서는 “협정 1년 후에 논의를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라며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 명시가 돼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 미국측을 설득하기에 달려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측의 폐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떤 협정이든간에 완벽한 협정은 없다. 우리한테 불리한 것도 있고 전체적으로 유리한 것이 많기 때문에 협상이 타결됐다고 보면 되는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어려우면 수입도 줄어들기 때문에 이럴 때 한미FTA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고 봐야 하는 거지, 미국이 어려워졌다고 협정을 이행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 것은 어디에서 논리를 찾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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