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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여야 정치권은 4·11 총선이 끝나자마자 바로 대선 체제로 돌아선다.
12월19일 대선까지는 불과 8개월 여 남은 시점이기에 여야 각 당은 총선 결과에 걸맞은 대선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KBS, MBC, SBS 등 방송3사의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131~147석, 민주통합당은 131~147석으로 동일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SBS는 새누리당 126∼151석, 민주통합당 128∼150석으로 보도했고, MBC는 새누리 130∼153석, 민주 128∼148석으로 새누리당 우세로 보도했다.
이런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어느 당이 원내 1당이 되더라도 급격한 힘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결성한 통합진보당과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까지 합칠 경우 여소야대 국면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세론 탄력=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세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당초 새누리당은 지난 17대 총선당시의 121석만 건져도 성공이라는 소리가 나올만큼 분위기가 좋지 않았었다. 심지어 올 초만 해도 당내엔 ‘100석도 건지기 쉽지 않다’는 비관론이 팽배했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궤멸적 수준으로 패배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잇따르기도 했다.
그리고 여권 내부에서는 대체적으로 새누리당의 승패 기준을 ‘원내 1당 여부’로 판단하지만, 박 위원장에 대한 평가 기준은 ‘130석’으로 각각 분리해 보고 있었다.
그런데 출구조사 결과 새누리당이 일단 130석은 넘을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박위원장은 승리한 선거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더구나 선거 막판에 불거진 민간인 불법사찰 등 각종 악재가 돌출하는 상황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에 박 위원장의 대세론은 당내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권은 박 위원장 중심 체제로 재편되고 이번 총선에서 실패한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 등 보수성향의 정당들과의 합당설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뿐만 아니라 출구조사 결과 경합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몽준 전 대표 등 이른바 ‘박근혜 대항마’로 거론되던 다른 여권주자들과 박 위원장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적극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한명숙 책임론-문재인 대망론= 독자적으로 과반의석까지 내다봤던 민주통합당은 총선 패배에 따른 책임 공방이 불거지면서 극심한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단 한 석이라도 새누리당에게 뒤쳐질 경우 지도부 퇴진을 포함, 공천을 주도한 친노세력에 대한 당 내부의 공격도 더욱 거세져 내분 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야권 후보 단일화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더구나 '야당이 지기 힘든 선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리한 상황에서 새누리당에게 1당 자리를 내어 주게 될 경우 한명숙 대표의 지도체제는 급속하게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위기감 속에 새누리당처럼 비상체제로 전환해 국회 개원, 대선후보 경선 등의 정치일정을 준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평론가는 “당초 통합민주당은 새누리당보다 '승리'의 기준이 높았었다”며 “설사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를 통해 '여소야대'의 상황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민주당이 1당이 되지 못하면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 선전과 관계없이 문재인 후보가 손수조 후보를 압도적으로 제침에 따라 문재인 대망론이 부각되고, 상대적으로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 약진= 통합진보당이 비록 당초 기대하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자유선진당을 제치고 제 3당 자리를 차지함에 따라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합진보당은 민주당과 야권연대 공동정책 합의문에 밝힌 반값 등록금 현실화를 비롯한 경제민주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이미 19대 국회의 제1호 법안을 대학 반값 등록금 관련 법안으로 정한 상황이다.
아울러 통합진보당은 민주당을 압박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 등의 목소리를 더욱 강하게 낼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 몰락= 자유선진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총선 목표로 내세웠지만, 10석도 얻기 어려울 것이란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실상 당이 존폐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에 따라 선진당은 국민생각 등 다른 보수성향의 정당들과 함께 새누리당과의 합당설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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