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곽승준 파문...MB레임덕 가속화
박근혜 위원장, 현 정권과 차별화 분명...MB 출당조치 가능성도
이영란 기자
| 2012-04-24 16:47:00
[시민일보] 현 정부 창업 일등공신인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에서 받은 자금을 MB대선 캠프서 사용했다"고 밝히자, 청와대는 MB정부의 레임덕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우려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52)이 2009년 이재현 CJ그룹 회장(52)에게 수십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의 고급 룸살롱에서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부 보도를 통해 제기되면서 청와대의 긴장감은 극도에 달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4일 "검찰에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만큼, 수사 진행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며 말을 아꼈다.
앞서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을 통해 "수사 결과를 지켜볼 뿐 청와대가 뭐라 말할 건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초조해 하는 분위기는 역력하다.
현 정부의 개국공신으로써, '중량감' 있는 최 전 위원장의 비리가 최종 확인되면, 이명박 대통령이 입을 타격이 우선,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 전 위원장이 받았다는 돈 일부가 2007년 대선 무렵 여론조사 비용이라고 밝힌 것이 청와대로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불법 대선자금으로 판명되면, '역대 가장 깨끗한 대선을 치렀다'고 누누이 밝혀온 이 대통령으로썬, 국정운영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은진수 전 감사위원,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에 이은 측근비리가 또다시 드러날 경우, 임기말 레임덕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부터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은 엎친데 덮친 격이 되고 말았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대통령 임기 말 당·청 간 차별화도 한층 더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새누리당은 작년 말 '박근혜 비대위' 출범이 이후 당내 권력이 친박(친박근혜)계로 넘어왔다는 점을 들어 일단 "최 전 위원장이나 과거 대선자금 등의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박 위원장도 전날 민생 탐방차 강원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최 전 위원장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모든 걸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면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누구나 예외 없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일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검찰은 최 전 위원장 혐의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로 단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며 "최 전 위원장도 누구로부터 얼마만큼의 돈을 받아 어디에 썼는지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한 정치 평론가는 “만일 최시중이 받은 돈 일부라도 이명박 대통령 캠프에서 사용된 흔적이 나타나면, 새누리당은 이 대통령을 출당하는 등 강경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