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김한길, 신경전 팽팽
백희수
| 2012-06-04 12:14:00
이 후보 “김한길 후보가 당원 관심 떨어지게 해”
김 후보 “남들이 침묵할 때 지적...지지 얻는 것”
김 후보 “남들이 침묵할 때 지적...지지 얻는 것”
[시민일보]민주통합당의 당 경선이 초반에는 이해찬 대세론에서 시작됐는데 지금은 내리 5연승을 한 김한길 대세론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해찬 후보와 김한길 후보 간의 날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해찬 후보는 4일 "김한길 후보가 당원들 관심을 떨어뜨린다"고 공세를 취했고, 김한길 후보는 "남들이 침묵할 때 그것을 지적하기 시작해서 거기에 동의하는 분들로부터 지지를 얻은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해찬= 이해찬 후보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이해찬 대세론에서 김한길 대세론으로 돌아섰다는 시각에 대해 “지금 개표된 게 전체의 15%밖에 안 된다. 85%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 대세니 우세니 이런 걸 점치기는 전혀 어려운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불거졌던 이해찬-박지원 역할 분담론이 이번 당 대표 경선에서 역풍을 맞았다는 분석에 대해 “저는 오로지 정권 교체를 위해서 원내대표 일을 누가 제일 잘 할 것인가, 또 당 대표를 누가 잘 할 것인가, 그런 것만 생각하고 역할을 분담해야 되겠다, 그렇게 생각 한 건데 그게 언론에서 담합이라고 하다 보니까 제 뜻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됐다”며 “그래서 제가 예전보다 표가 적게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해찬-박지원 역할 분담론이 문재인 상임고문을 염두에 둔 대선 구도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이번 당권 경선 구도가 문재인 대 비문재인 구도로 짜여진 게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그건 전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그는 김두관 지사가 이날 아침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를 계승하고 있지만 문재인 고문과 이해찬 후보가 걸어온 길이 좀 다른 상황”이라며 “그 분들이 친노라면 김두관은 친노가 아니다”라는 표현을 한 것에 대해 “김두관 지사야 말로 ‘리틀 노무현’이라고 할 정도 아니냐”며 “그러니까 친노 중에서도 아주 핵심적인 분”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그는 김한길 후보를 향해 “한나라당과 사학법 재개정에 합의한 당사자”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한길 후보 측이 ‘재개정안 제출을 문제 삼지만 어떤 법안이든 제출하면 그 상정 여부에서부터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하는 것이지 법안 제출 자체가 없는 국회가 어디 있느냐’고 반론을 제기했고, 이 후보는 “그 합의문 중에서 핵심적인 건 3항이다. 3항은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안을 제출하면 교육위와 정조위에서 논의한다고 되어있다. 국회 상임위에서 논의하는 게 아니고 정조위에서 한다. 정조위는 정책위원회의 산하기관이다. 정책위원회는 원내대표가 지휘하는 기관이다. 그 당시는 런닝메이트 제도였기 때문에 원내대표하고 정책위의장을 한꺼번에 런닝메이트로 뽑았다. 그러니까 정조위에서 한다고 하는 부분이 핵심”이라며 “그냥 원내대표가 관여하지 않으면 교육위에서 하면 되는 거다. 그런데 정조위에서 한다고 되어있기 때문에 원내대표가 주관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합의는 그 당시 언론에서는 이면합의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재반박했다.
그는 또 김한길 후보의 신한국당 공천신청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 후보는 대선후보 선출 시기와 관련해서 민주통합당의 당헌 규정상 대선 전 180일(6월 22일)까지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해 “어차피 22일까지 한다는 건 불가능해졌다”며 “6월 9일 전당대회 끝나고 바로 준비작업에 착수해도 아마 8월 말, 9월 초까지는 가야 우리 당 내 경선이 끝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그는 당 밖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대선출마여부 결정시기에 대해 “당내 후보가 결정된 뒤에는 바로 안철수 교수가 태도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단일화 경선을 할 건지 우리가 단독으로 갈 건지 판단을 할 수가 있다. 또 안철수 교수가 대선 후보로 나올 거라면 본인이 국민들로부터 검증받는 시간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안 교수도 9월 초순 경까지는 본인의 입장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한길= 김한길 후보는 같은 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 자신이 친노대 비노 이런 구도의 반사이익을 노린다는 지적에 대해 “반사 이익이라는 말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반사 이익이라는 것은 가만히 있는데도 뭔가 자꾸 다른 상황 때문에 자기에게 이득이 와서 그것을 챙기는 것 아니겠느냐. 거저먹는 거다. 근데 저는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이 대선승리를 향해서 가는 길에 커다란 잘못된 점이 있기 때문에, 남들이 침묵할 때 그것을 지적하기 시작해서 거기에 동의하는 분들로부터 지지를 얻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한 반감으로 이익을 얻은 것은 사실이 아니냐는 지적에 “물론 제 말에 동의하는 당원들이, 또는 우리를 지지하는 일반 국민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저는 이 문제를 제대로 짚지 않고는 우리가 대선 승리를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후보 외에 김두관,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등 다른 예비 대선주자들이 힘을 모아주고 있는 분위기로 김 후보가 득을 보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지금 말씀하신 여러 분들을 지지하는 분들이, 그래도 김한길이가 당 대표가 돼서 대선 후보 경선을 관리하면 보다 공정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김한길 후보 간에는 상당한 연대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제가 경남에서 1등하니까 그런 이야기 나왔다. 이해찬 후보와 문재인 고문과의 동반자 관계가 자꾸 회자가 되니까. 맞불을 놨다. 저하고 김두관 지사가 마치 무슨 관계가 있는 것처럼. 그러나 그 다음에 충북과 강원도에서 제가 1등하니까 거기에는 갖다 붙일 수 없었다. 김두관 지사의 영향력이 그 지역까지 미친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우니까. 그 때는 또 김한길 뒤에는 손학규가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제가 전라북도에서 이기니까 정세균이 있다. 그렇게 나온다”며 “사실은 제 뒤에는 민주당의 수준 높은 대의원들이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후보는 당밖 안철수 교수에 대해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안철수 교수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박근혜 대표를 이겨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한길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되면 문재인 상임고문의 대선가도가 불리해지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 제가 보기엔 반대다”라며 “문재인 고문을 위해서라도 김한길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맞다. 만약에 흔히들 말하는 각본대로 이해찬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여러 가지 여론의 비판이 있을 텐데, 그 비판으로부터 문재인 고문도 자유롭지 않다. 그런데 김한길이가 되면 문재인 고문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 그 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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