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해찬 호’ 난항 예고

김한길·우상호 "모발심이 당심·민심 왜곡"

이영란 기자

| 2012-06-11 11:37:00

[시민일보] 민주통합당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이해찬 신임 대표 주재로 첫 회의를 가졌지만, 김한길 최고위원과 미묘한 신경전이 벌여졌다.

민주당의 이해찬 호의 앞날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대표는 먼저 국민과 당원들에 대한 감사 표시와 함께 지도부 입성에 실패한 후보들에 대한 위로로 입을 열었다.

그는 "오늘부터 정권교체를 해낼 때까지 앞으로 민심을 잘 받들어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김한길 최고위원은 작심한 듯 "순회경선 1위를 차지하고도 승리하지 못해 당원들께 죄송하다"며 "이번 전당대회 결과는 당심과 민심을 외면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요구된 대로 계파정치를 마감하고 새롭게 변화하는 당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총선실패가 계파공천에서 비롯된 만큼 대선후보 경선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상호 최고위원도 "김 최고위원 말처럼 당심과 민심이 반영되지 못한 결과"라고 가세했다.

다만 그는 "불만은 없으며, 과정에서 작은 아쉬움이 있더라도 훌훌 털고 당의 단합과 쇄신을 위해 힘을 합하자"고 제의했다.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된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미묘한 마찰이 노출됨에 따라 대선 정국에서의 이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앞서 김한길 신임 최고위원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심과 민심을 외면한 엉뚱한 선거 결과 때문에 사실 많이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고, 지난 9일 전당대회 직후에도 "당심과 민심을 왜곡한 결과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 측 관계자도 "전체 대의원 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모바일 투표에만 적용된 연령 보정(補正) 규정 때문에 패배했다"며 "이렇게 문제 있는 방식이 대선 경선까지 이어질까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의원도 전날 홈페이지에 '위대한 국민과 모발심(모바일 투표로 나타난 민심)의 왜곡'이란 글을 통해 "민심과 당심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만든 모바일 경선이 민심을 왜곡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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