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재벌개혁, 미국이나 영국이 접수하게 될 것”

“재벌 깨면 모든 국민에게 통제력 돌아가야 경제민주화”

전용혁 기자

| 2012-06-14 12:08:00

[시민일보] 장하준 영국 캐임브리지대 교수가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추진 움직임과 관련, “재벌 그룹을 깨면 그걸 접수하는 것은 미국이나 영국에 있는 금융자본”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14일 오전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과의 인터뷰에서 국회가 ‘경제민주화’와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원론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나라 구조 속에서 그런 법을 추진하면 결국 그 재벌 그룹들을 깨는 것인데, 문제는 재벌 그룹을 깨서 모든 국민에게 통제력이 돌아가야 그게 경제민주화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라는 것이 굉장히 다면적인 이야기이다. 재벌개혁하고 거의 동의어로 쓰는 분들도 있는데, 복지제도 확대도 필요하고 노동권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고 소비자나 소생산자의 협동조합 운동 지원 등 모든 것이 다 경제민주화의 요소가 돼야 할 것”이라며 “요즘 걱정이 되는 게 그것을 자꾸 재벌 개혁만으로 환원시켜서 이야기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이 소위 재벌개혁론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총수 집안의 것은 아니지만 주주 것도 아니다. 기업들이 옛날부터 국민들이 세금내서 보조금 주고 관세 장벽해서 키운 것인데, 그것이 결국 국민이 같이 만든 것”이라며 “어떻게 우리 국민경제에 맞게 쓰느냐, 그게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신자유주의는 개발독재 유산 위에 서 있다’는 재벌개혁을 외치는 진보학자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옛날에 우리나라가 개발독배가 있었고 그것에서 덕을 보던 일부 정치인, 관료, 기업인들이 영악하게 또 신자유주의자로 변질해서 자기 이익을 챙겼으니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연결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국식 신자유주의가 개발독재 때문에 나왔다는 식으로는 얘기할 수 없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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