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세상네트워크, “의사협회 여론조사, 일종의 출구전략”
“집행부가 정한 방향에 알리바이 만드는 절차”
전용혁 기자
| 2012-06-20 11:46:00
[시민일보] 포괄수가제 도입과 관련, 의사협회가 국민의견 수렴을 위해 여론조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해 보건의료 소비자 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의사협회의 여론조사는 일종의 출구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박용덕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은 20일 오전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여론조사는 집행부가 스스로 정한 방향에 일종의 알리바이 만드는 절차라고 보여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민들이 볼 때 우스꽝스럽다. 의사협회가 포괄수가제 찬반을 묻겠다는 건지 아니면 진료 거부에 대한 찬반을 묻겠다는 건지도 현재로서는 애매하다”며 “두 가지 중에 어떤 것을 묻느냐에 따라 집행부의 속내를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질문 내용이 답변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 의료성을 배제한 객관적 여론조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의사협회는 수가(酬價) 문제가 아니라 의료의 질 하락 때문에 포괄수가제에 반대하고 집단행동을 하는 거라고 줄곧 말해왔는데, 안과협회가 갑자기 수가 인하로 진료 거부를 갑자기 선언하게 되니까 의사협회로서는 대단히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병원 수입 요구 때문에 포괄수가제 반대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모양새가 이상해지니까 나머지 세 개 진료과 협회도 엉거주춤 진료거부에 보조를 맞추게 된 것이고, 시민들이 볼 때는 ‘당신들 밥그릇 싸움 하는 것이 맞네’라는 걸 확인하게 된 것”이라며 “급기야는 여론조사를 해서 결과에 따르겠다고 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포괄수가제가 시행되면 중증환자 등에 대해 심각한 진료 구멍이 생길 것’이라는 의사측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로서는 해서는 안 되는 얘기”라며 “포괄수가제가 보편화 돼 있는 유럽이나 일본, 대만, 호주 같은 나라들이 어불성설에 말도 안 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인가. 시민들에게 사실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호도하는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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