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표충사 前주지 해외로 잠적

사찰 소유땅 싸게 팔아 40억 챙긴뒤 도주

나용민

| 2012-09-04 16:27:00

[시민일보] 신라시대에 창건돼 13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남 밀양 표충사에서 주지가 시찰 땅을 팔아 돈을 챙긴 뒤 해외로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밀양경찰서는 표충사 前 주지 재경스님이 주지 임기 중이던 지난해부터 지난달 초까지 사무장 김 모(62)씨와 공모해 표충사 상가 일대 사찰 소유 토지를 임의로 매각한 뒤 필리핀과 태국으로 잠적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4일 밝혔다.
매각된 표충사 땅은 논과 밭 14필지 2만6201㎡, 임야 2필지 23만1716㎡ 등 모두 16필지 25만7917㎡로, 땅값이 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땅들을 사찰 인근 주민들이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찰 측은 임기만료일인 10여일 앞둔 지난달 중순 이 같은 사실을 알게됐고, 본사인 통도사가 사실 관계를 조사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이 판 토지는 사찰 이름으로 합법적으로 소유권이 넘어가 표충사가 되돌려받기 힘든 상황이다.
토지를 산 한 주민은 “주지가 나에게 직접 사찰 소유땅을 살 마음이 있냐고 제안했고, 주지실에서 계약서를 작성한 뒤 표충사 계좌로 입금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주민들은 당시 주지가 시세의 절반 정도로 가격을 제시하자 대출까지 받아가며 땅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경 스님은 고소장 제출 시기를 전후해 필리핀으로, 사무장 김씨는 태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밀양=나용민 기자 nym@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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