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책임총리제’는 ‘공동정부론’ 연장선

김형준 “안철수 승리하면 국내정치는 민주당 맡는다”

이영란 기자

| 2012-09-17 14:46:00

김종배 “집권시 러닝메이트에 행정부 일각 지분보장”

[시민일보]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와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승리한 문재인 후보가 후보수락연설을 통해 ‘책임총리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17일 ‘공동정부론’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을 내어 놓았다.


김형준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DJP 연대와 공동정부론에는 몇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며 “97년의 DJP 연대는 이념이 전혀 다른 세력들이 오로지 내각제 개헌을 전제로 해서 담판을 지은 성격인데, 제가 이해하는 문재인 후보가 내놓은 공동정부론이라는 것은 유럽식의 연합정부론과 같다. 다시 얘기해서 선거 이전이든 이후든 앞으로 국정운영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명확하게 문서화 시킨다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안철수 교수가 승리하면 국내정치는 민주당이 맡게 되는 것이고, 민주당이 승리를 하게 되면 (안교수가)책임총리를 맡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배씨도 문재인 후보가 후보수락연설에서 ‘책임총리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일정하게 차기정부의 지분을 공유하는 것이 ‘공동정부론’이라고 본다면, 러닝메이트 성격을 띠는 그 사람에게 만약에 집권을 한다면 어떠한 지분을 보장할 것이냐 라는 문제가 있다. 그것이 당권을 주는 것이냐, 그것은 아니라는 거고 행정부 일각의 지분을 갖고 보장해야 되는데, 그것이 일정하게 책임총리제하고 연동이 돼있다”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민주당이 문 후보를 선택한 것에 대해 “첫 번째는 ‘안철수 교수와 최상의 적합도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라는 거다. 끝까지 단일화를 이뤄낼 사람이 누구냐 라는 것에 비중을 둔 것 같고, 두 번째는 역시 ‘어게인(again) 2002’다. 부산지역과 호남, 그리고 수도권을 잇는 후보가 가장 경쟁력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 후보가 선택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후보는 처음부터 공동정부론을 내세웠고, 많은 공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선택, 그리고 친노라는 조직, 착한 이미지, 이런 것들이 서로 결합이 돼서 결국은 문재인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종배 평론가는 “전반부 때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아슬아슬했었다. 확 치고 나가질 못했었다. 이 이야기를 거꾸로 이야기하면 비문 후보들의 약진이 상대적으로 더뎠다. 초반에 경선룰 파동이 있었고, 모바일 투표의 문제를 제기했는데 오히려 이것이 자기무덤을 팠던 측면이 있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결국은 비문 후보들이 문재인 후보에게 밥상을 헌납한 측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문재인 후보의 친노 이미지에 대해 김종배씨는 “친노의 이미지가 결국은 문재인 후보의 앞길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인데 과연 그럴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문재인 후보가 나오면서 당연히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가 나올 것이고, 그것이 문재인 후보의 발목을 일정하게 잡는 측면이 있겠지만 결정적인 하자 내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후보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자 한계는 경제 캐릭터가 구축이 안 돼 있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준 교수는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를 넘어서야 되고,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을 넘어서야 되고 안철수 교수는 자신을 넘어서야 된다”며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도층, 20% 정도의 마지막 남은 중도층들이 누굴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그러니까 이 사람이 되면 어떤 나라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아주 명확한 비전제시를 해줘야 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보면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했었던 걸 넘어서는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방식에 대해 김종배씨는 “조국 교수가 담판을 언급을 했는데, 만약에 안철수 원장이 대선출마선언을 하면 바로 협상테이블에 나가서 두 사람이 마주 앉아서 담판을 하는 게 아니라 일정하게 일정한 기간 동안은 각개약진을 한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만약에 이 과정에서 지지율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다고 한다면 담판 이전에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를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복잡한 것은 거의 박빙의 게임이 두 사람 사이에 이루어진다고 했을 경우다. 그 때는 두 후보가 담판을 하고 싶어도 담판이 안 될 거다. 왜냐하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그룹들이 담판을 저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 내지 공정한 룰을 통한 경선의 가능성 두 가지가 다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김형준 교수는 “국민들은 정말 두 후보 간에 멋있는 아름다운 경쟁을 통해서 누가 선출되느냐를 더 선호할 것 같다”며 “결국 두 후보 간에 담판보다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그러한 경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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