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대선 대진표 '윤곽'
심상정-이정희 출사표...그러나 야권후보단일화로 완주 미지수
박규태
| 2012-10-14 10:35:00
[시민일보] 진보진영 대선주자들의 면면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통합진보당 탈당파로 구성된 진보정의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지난 12일 심상정 의원을 단독 후보로 내세웠다.
심 후보는 14일 오후 1시 청계천 전태일 다리에서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한 뒤 21일까지 대선후보 선거유세에 나선다.
20일과 21일 양일간 당원 ARS찬반투표에서 투표자 과반득표를 하면 2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창당대회에서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다.
그러나 심 의원과 결별했던 통합진보당 잔류파 역시 비슷한 기간 당내 대선후보경선을 치를 예정이어서 또 한 면의 진보진영 후보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이정희·민병렬 후보는 오는 15~19일 인터넷투표와 현장투표 방식으로 당내 경선을 치르며, 승자는 이르면 19일 최종 확정된다. 21일에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당 대선후보 선출대회를 개최한다.
이 밖에 진보신당 창당준비위원회와 노동자민중후보추대연석회의(연석회의), 변혁적현장실천과노동자계급정당건설을위한추진모임(변혁모임) 등도 단일 대선후보 선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신당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 1번이었던 청소노동자 김순자씨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당초 후보로 나설 것이 유력했던 홍세화 공동대표는 부인의 암 투병 탓에 사실상 출마 의사를 접은 상태다.
변혁모임에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94일 단식투쟁을 벌였던 기륭전자 김소연 전 분회장과 최근 쌍용차 해고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한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석회의는 당초 김상곤 경기교육감과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에 출마를 권유했지만 본인들이 고사하면서 후보를 내지 못할 상황에 직면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 일정 부분 기여함으로써 향후 대선 승리시 권력 지분을 챙기겠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일단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은 서로의 입장차에도 불구,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민주통합당과 단일화 협상을 위해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진보신당 쪽은 완주할 태세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목매듯 단일화를 추진하려한다며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을 향해 마뜩찮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진보신당 창준위 김종철 부대표는 "1997년이나 2002년에 권영길 후보가 완주했던 것처럼 진보진영이 정책을 선전하고 완주해야하는데 그것 이전에 단일화 얘기만 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향해 나 좀 봐달라고 경쟁하는 것과 다를 게 뭐냐"고 꼬집었다.
민주당도 '야권후보단일화를 위한 폭넓은 연대'라는 대전제에는 동의하면서도 진보진영과 권력지분을 나누는 데는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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