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성 CP 발행' LIG그룹 수사 박차
'총수일가' 구본상 부회장·구본엽 부사장 피의자 신분 검찰 출석
온라인팀
| 2012-10-17 14:12:00
LIG그룹의 수백억원대 기업어음(CP) 부정발행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윤석열)는 17일 구자원(77) LIG그룹 회장의 장남 구본상(42) LIG넥스원 부회장과 차남 구본엽(40) LIG건설 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검찰청사에 도착한 구본엽 부사장은 '여러가지 혐의를 어떻게 소명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뒤이어 오전 9시55분께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구본상 부회장은 'CP발행을 사전에 보고받았냐'는 질문에 "CP발행은 사후에, 법정관리 이후에 들었다"며 "CP 발행은 회사 실무팀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안에 들어가서 밝히겠다"고 답했다.
이어 "분식회계는 들어본 적도 없고 그건 전혀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비자금은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사실 잘 하려고 했는데 이 지경까지 와서 착잡하다"며 "조사에 열심히 임하겠다"고 대답한 뒤 서둘러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 부회장 등은 LIG그룹이 자회사인 LIG건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지난해 2월28일부터 3월10일까지 금융기관에서 약 242억2000만원 상당의 기업어음을 부정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LIG총수 일가가 2006년 LIG건설을 인수했을 당시 담보로 제공한 주식을 법정관리 전에 회수할 목적으로 기업어음 발행을 강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LIG건설이 발행한 CP는 총 2000억원대 규모였으며, 회생절차 신청으로 발행어음 중 1876억여원은 부도 처리됐다.
또 LIG건설의 부실을 막기 위해 그룹 차원의 계열사 자금 '돌려막기'나 CP발행을 통해 유입된 자금의 일부를 그룹 총수일가의 비자금으로 썼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증권선물위원회는 LIG건설이 지난해 3월 법정관리 신청을 숨기고 242억원2000만원의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로 구 회장과 LIG건설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19일 LIG그룹 본사 및 계열사, LIG그룹 총수 일가의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강희용(65) LIG건설 대표를 비롯해 기업어음 발행에 관여한 그룹 및 계열사 핵심 임원들을 여러차례 불러 CP 발행 및 법정관리 신청과정 등을 조사했다.
LIG그룹은 2006년 부도 난 건설사 건영을 인수해 LIG건설을 세운 뒤 2009년 한보건설을 인수해 회사 규모를 키웠다.
LIG건설은 건설경기 침체로 1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비용 부담과 미분양 물량 등으로 재무구조와 경영상태가 악화돼 지난해 3월 법정관리를 신청, 같은해 9월 회생계획을 인가받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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